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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언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울먹이는 동생 목소리에 언니는 말이 없다. “나도~~” 5월이 깊어간다. 입하(立夏)에 활짝 핀다고 하는 이팝나무가 하얀 쌀밥을 온 천지에 내놓았다. 풍요롭고 풍성한 계절이다. 온 가족이 다투어 피어나는 꽃들 속에서 행복한 웃음 나눠야 할 5월이다. 5월은 분명 사랑의 계절 한가운데 있다. 집안 가득 빨간 카네이션 꽃바구니와 초록색 화분들 위로 5월의 환한 빛이 반짝거린다. 그런데, 무언가 없다. 특히 엄마가 없다. 내게 엄마가 필요하다....
2025.05.20 17:43‘세븐 베일즈’와 같은 예술영화의 특성은, 개인적으로 좀 졸립다. 베일에 싸인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고, 감독이 장치한 알레고리를 파악하려면 인내심을 가지고 열중해야하는데, 여튼 졸립다. 그래도 이야기가 사실이고 현실이라면 정신이 번쩍 난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밤이다. 그 시간쯤 한국 사정을 모른 채 인천공항에 도착했을까 싶은 지인에게 ‘대통령이 미쳤나봐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 짤막한 글이 불굴의 의지로써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그를 일순간에 무너지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날 TV화면에 비친...
2025.05.19 15:26물은 문명의 형성과 발전을 이끈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예로부터 물은 단순한 생존 수단을 넘어 산업,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밀접하게 연계되며 인류 문명의 기틀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수돗물과 정수 시스템이 보편화되면서 물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언제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 가치가 당연시되고 있는 것. 최근 울산, 경북, 경남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기후변화가 초래한 물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장기간의 강수 부족과 고온·건조한 기후, 강풍이 맞...
2025.05.19 13:56새미씨는 야간 10시쯤 되어서 퇴근한다.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지친 몸을 내려서 약 15분 정도 골목길을 걸어서 집으로 간다. 항상 골목길은 음침하고 불안하다. 오늘도 불안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그때 멀리서 반짝이는 경찰봉 물결이 춤을 추면서 다가온다. 우리동네 자율방범대다. 수호천사가 따로 있나 너무 반갑고 감사하여 눈물이 핑돈다. 감동이다. 주민들이 동네를 오다가다 마주치는 곳이 있다. 우리 동네 골목길 한 귀퉁이에는 00동 자율방범대라는 컨테이너박스 초소가 놓여 있다. 밤이면 천장 모서...
2025.05.19 13:46어대명. 보름 앞으로 다가온 대선 결과가 벌써 너무 뻔하다. 어대문 때도 그랬다. 하지만 순탄하게 축복받으며 대선가도를 걸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달리, 이재명은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에도 대법원 파기환송 선고까지 받으며 낭떠러지로 내몰리곤 했다. 전직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수위도 없이 새로운 정부를 꾸리는 것도 같지만, 앞으로 이재명이 걸어야 할 길이 결코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당명까지 바꾸며 국정농단을 부끄러워했던 그 정치세력이 지금은 친위 쿠데타를 벌이고도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 어차피 질 선거를 포기한 친윤 세력이 당권마저 ...
2025.05.18 18:18지방자치 30년 만에,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풀뿌리 지방자치 현장에서 성장한 지도자가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 그는 단순히 자리만 거쳐 온 것이 아니라, 지역화폐와 기본소득 등 지방자치 현장에서 독창적인 정책을 만들고 적용시켜 성과를 인정받은 정치인이다. 이는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이뤄낼 중요한 시점이다. ‘민주주의 학교’라 불리는 지방자치가 진정으로 ‘졸업’을 맞이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재수강’의 시간을 보내게 될지는 이번 대선에 달렸다.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고 퇴근길, 지친 몸을 ...
2025.05.15 17:0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 선언은 한국에 무역 질서의 전환을 강요하고 있다. 한미 FTA 체결 이후 10여 년간 무관세 기반으로 형성됐던 대미 수출입 질서는 사실상 무력화됐고, 그 여파는 산업 전반에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농업은 그중에서도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그동안 농업 보호를 위해 다양한 장치를 유지해왔다. 한미 FTA 당시에도 이들은 주요 협상 쟁점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상호관세 부과를 통해 ‘상호주의’를 주장하며 이 같은 비관세 조치들을 관세율 산정에 포함시켰고, 한국은 F...
2025.05.15 15:07민주주의는 제도나 절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결국 민주주의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젊은 공무원의 아이디어 하나가 혁신의 물꼬가 되고, 현장에서 만난 주민의 한마디가 지역 변화의 출발점이 된다. 이웃의 삶을 바꾸고 도시의 미래를 움직이는 힘 역시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광주 서구는 그 믿음을 바탕으로 변화해 왔다. 1년 전 우리는 “서구의 정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지역사회에 던졌고, 나눔과 연대의 공동체 정신에서 그 답을 찾았다. 조선시대 3대 부호 중 한 분이셨던 회재 박광옥 선생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그리고...
2025.05.15 15:02세계 무역 시장에서 국제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얼마전에는 대만달러의 환율이 8%가 급락하고 한국의 원화도 5~6% 하락했다. 아시아 통화의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급등에 경제 전문가들은 긴급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 대만이 원인을 제공하기는 했으나 중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가능성이 현실화 되고 있다는데 더 큰 이유를 찾는다. 아시아 국가들이 이번 통화급등 사태를 두렵게 보는 건 80년대 초 미국과 G5 국가 간에 플라자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일본의 엔화, 독일의 마르크화 등이 대폭 절상되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의 도화선이 됐다고...
2025.05.15 09:49‘추천불패’. 취업이나 진학을 위한 추천서를 꽤 많이 써줬다. 내가 추천서를 써준 친구는 입학이나 입사에 실패한 적이 없다며, 한동안 중국 무협영화 제목과 같은 표현을 쓰며 농담을 하곤 했다. 추천서가 얼만큼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평판이 제법 괜찮은 곳들에 추천서를 써준 친구들이 들어가는 데 성공하며, 노하우라기 보다는 꼼수에 가까운 비결(?)도 털어놓았다. 추천이 없어도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는 친구들에게만 추천서를 썼다. 추천서를 제출할 곳들이 대개 어느 정도 알 수 있거나 인연을 가진 학교나 기업들이어서 지원하...
2025.05.13 17:04벌써 5월이다. 올해 5월은 보통 때와 다른 느낌이다. 이맘때쯤은 지역마다 기온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름을 준비하는 계절이라 할 수 있다. 여기저기에 꽃들은 만개하고 햇살에 비친 나뭇잎들은 더욱 선명한 색으로 반짝이며 봄날의 아름다운 풍경을 맘껏 뽐낸다. 적당한 기온과 상쾌한 바람은 해맑게 뛰노는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뒤섞이고, 가벼운 옷차림의 젊은 청춘들의 발걸음은 담벼락의 붉은 장미꽃과 어우러져 도심의 봄날을 한층 멋스럽게 치장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로 인해 이 아름다운 계절이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
2025.05.13 10:06“꽃 피고 새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5월입니다. 너무 예쁜 연두 빛 이파리 사이로 꽃향기 살랑거리는 달콤한 초여름 바람에 취해 하늘을 우러러 봅니다. 하늘빛이 고와서 그만 눈물이 납니다. 그 푸르른 하늘빛을 닮은 어머니! 아! 우리를 위해 날마다 기도해 주시는 어머니! 간절한 기도를 해 주시는 어머니의 눈물이 생각나서 나도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고운 실비단 하늘에 울려 퍼지는게 있습니다. 애야 , 그만 놀고 밥먹어라. 해질무렵, 술래잡기 놀이에 정신 없을 때 골목길을 향해서 부르는 어머니의...
2025.05.13 10:04지난 4월 말, 88세를 일기로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 13년 재임 동안 그의 교황직무의 핵심 화두 중 하나가 ‘기후환경생태계 보전’이었다.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위기를 결코 방치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절박한 인식에서였다. 그는 취임 직후 한 집회에서 ‘우리가 피조물(지구환경)을 파괴하면 피조물이 우리를 파괴할 것’이라며 ‘이것을 잊지 말자’고 외쳤다. 기후환경과 생태보전과 인권옹호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대변자로서 목소리는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선종하실 때까지 교황은 쉴 새 없이 활동을 이어갔다. ...
2025.05.12 10:59오랜 만에 인도 영화를 접했다. 우선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All WeImagine as Light)’이란 타이틀이 근사하다. 빛을 상상한다는 것은 어두움과 날선 현실을 대립각으로 장치해두었음을 얼핏 예상하게 한다. 막상 영화를 접하고 보니, 도시의 생활과 소음으로 분주한 도시의 풍경을 롱샷으로 마무리하는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였다. 낯선 인도 영화에 배어 있는 인도스러움(필자에게 인도는 종교의 근원지이자 타지마할 묘지처럼 왕실과 상류층에게 부여된 과도한 화려함을 선입견처럼 갖고 있다)을 찾기보다는 인도인의 현실 속에서 ...
2025.05.12 10:57살면서 그럴싸해 보이는 순간들이 많다. 익숙한 형식을 갖춘 결론을 만나면 진리처럼 느껴진다. 특히 상대방의 주장을 쉽게 검증할 수 없을 때, 그럴싸한 화술을 접하면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반면, 살면서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자주 마주친다. 그럴싸해 보일수록 오히려 의심스러운 경우다. 과도한 포장은 신뢰도를 떨어뜨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이를 믿는다. 검증할 수 없거나 항의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럴싸함과 어처구니없음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상태다. 식민지 시대 반민족적 ...
2025.05.11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