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석 광주빙상연맹 회장이 9일 광주광역시 염주빙상장에서 지역기자 간담회를 열고 빙상 발전을 위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최동환 기자 |
박병석 광주빙상연맹회장은 9일 광주광역시 염주빙상장 내 연맹 사무실에서 지역기자 간담회를 열고“회장 자리를 명예직이 아니라 사명직으로 받아들인다”며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가 취임 후 가장 먼저 챙긴 건 현장이었다. 빙상장 훈련 여건, 장비 상태, 선수 안전, 훈련시간 확보 등 기본 인프라를 직접 점검했고, 지도자·학부모와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행정보다 현장이 빠르다. 지도자와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실질적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실행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 빙상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상무초등학교가 유일한 빙상 육성학교이고, 중학교 이상으로 연계되는 빙상팀은 전무하다. 실업팀도 없는 탓에 우수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성덕중 장윤우 선수가 서울 학교로 전학했다.
이에 박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선수 육성 기반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지원하지 않으면 10년 뒤엔 아무도 남지 않는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수들이 광주에 머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광주시교육청과 협의해 중·고교 빙상팀 창단을 제안했고, 현재 긍정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다.
광주의 빙상 인프라도 열악한 상황이다. 염주빙상장은 쇼트트랙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서울 등 외지에서 사비로 훈련하는 실정이다.
박 회장은 “시설 개보수와 더불어 선수들의 훈련비, 장비비 등 실질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실업팀 창단’을 꼽았다
그는 “실업팀이 없다는 건 선수에게 진로가 없다는 의미다”며 “선수를 길러도 지역에 남지 못하면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지자체와 대학, 기업들과의 협의를 통해 실업팀 창단을 추진 중이다.
오는 9월 6일에는 회장 취임 이후 첫 공식 대회인 ‘2025 광주광역시빙상연맹회장배 빙상대회(쇼트트랙)’가 열린다. 피겨 종목은 11일 별도 개최된다.
1994년 시작된 회장배 대회는 회장 공석으로 5년간 중단됐다가 이번에 부활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엘리트 선수뿐 아니라 동호인들도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박 회장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연 2~3회 대회를 정례화하겠다. 대회를 열어야 시민들도 빙상에 관심을 갖고 지역도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영 여건은 열악하다. 회장 선거 전 5년간 공석이던 탓에 인수인계 자료는 물론 사무국 직원도 없는 상태다.
박 회장은 “데이터베이스도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있다. 임원진 자비로 운영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기업 후원 유치, 문체부 및 대한체육회 공모사업 참여, 자체 후원회 구성 등 다각적 재정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트 선수 육성과 생활체육의 균형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생활체육 기반이 튼튼해야 엘리트 선수도 자란다”며 “유소년 체험교실 운영, 지역 체육프로그램 연계, 장학금 지원 등으로 균형 잡힌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5년간 멈췄던 시간만큼 두 배로 더 열심히 뛰겠다”며 “진정성 있는 리더십으로 광주 빙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