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골프는 볼을 치고 걸어가, 그 볼을 다시 강하게 때리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프로골퍼 앙헬 카브레라는 캐디 출신 골퍼의 전설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10살 때 골프장 캐디로 들어간 카브레라. 제대로 된 레슨을 단 한번도 받지 못했지만 그는 강한 정신력으로 PGA 투어에서 3승을 올렸다. 2007년 US오픈에서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1타 차로 물리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가난과 부모 없이 자란 외로움, 캐디 생활의 경험이 내 골프의 원동력.” 이라는 게 카브레라의 회상이다. 캐디는 골...
2023.07.11 18:09중앙집권.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이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중앙집권적인 지방행정체제를 유지했다. 일제강점기 때 지방의회가 설치돼 ‘자치단체’라는 형식을 갖췄지만 ‘무늬만’ 존재했던 지방자치였다. ‘지방자치’시대를 연건 1991년이다. 주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지역 대표를 선출, 자치단체 집행기관과 의결기관을 구성, ‘자치’를 실현시켰다. 첫 지방자치가 개막한지 벌써 30년이 흘렀다. 올해로 8번의 선거를 거쳐 민선 8기가 1년을 맞았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예산·인사 등의 권한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앙과 지...
2023.07.10 17:46중국 한나라에 한신이라는 명장이 있었다. 그는 유방이 제위에 오르기 2년 전인 204년 유방의 명에 따라 위나라를 격파한 여세를 몰아 병사 수 만명을 이끌고 조나라를 공격했다. 조나라는 군사 20만명을 동원해 한나라가 쳐들어올 길목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한신의 군대는 잇단 승리로 사기는 높았으나 숫자도 적고 보급선이 길어져서 장기전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한신은 일부러 강을 등지고 진을 쳐 조나라 군사를 맞아 싸우기로 했다. 한신이 배수진을 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아군이 퇴각할 수 없다는 결사의 각오...
2023.07.09 17:00“믿을 수 없는 놀라운 발견이다.” 1908년 일본 도쿄 제국대학 이케다 박사가 실험 중 환호성을 질렀다. 다시마의 감칠맛을 분리하던 그는 이 맛의 비결이 글루탐산나트륨(MSG)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예견대로 반응은 놀라웠다. MSG는 단 숨에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천연 물질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도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MSG의 유해성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MSG 같은 ‘흥분독소’는 뇌를 자극해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다.” 2013년 신경외과 의사 러셀 블레이록이 쓴 ‘죽음을 부르는 맛의 ...
2023.07.06 17:00치솟는 물가와 주거비, 여기에 사상 최악의 실업난까지...오늘을 사는 지구촌 청년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수 없는 지경이다. 이러다 보니,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세대, 이른바 ‘캥거루족’이다. 최근에는 ‘리터루족’(리턴+캥거루족)까지 등장했다. 독립을 선언했다가, 경제적 난관에 부딪혀 다시 부모의 품으로 회귀하는 청년들을 말하는 신조어다. 1인 가구의 자유로운 삶은 고물가와 전셋집 계약 만료와 함께 막을 내렸다. 정부 조사에서도 청년들의 고된 삶이 드러난다. 국무조정실에...
2023.07.05 12:11조선 숙종 33년(1707년), 예조판서 윤세기가 임금에게 상소를 올렸다. 가가도(可佳島·지금의 가거도)에 주민이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고려시대부터 왜구 토벌에 한계를 느꼈던 조정은 해안가 백성을 대거 내륙으로 이주시키는 공도(空島)정책을 폈다. 하지만 임진왜란이 끝나고 유민들이 하나 둘 섬에 정착하면서 섬에서 살기를 원하는 백성이 늘어났다. “이 섬이 적로(賊路)의 첫길이 된다고 백성을 몰아내고 땅을 비워두었는데, 근래에 와서 유민들이 다시 모여들므로 그대로 훈국에 소속시켜 군향에 보탤 것을 청하니, 아울러 따랐다.” ...
2023.07.04 17:33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휴가지를 고민하는 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촌캉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촌캉스’는 시골마을을 뜻하는 ‘촌(村)’과 휴양을 의미하는 ‘바캉스(vacance)’가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있는 여름휴가 트렌드다. 코로나 시기에 처음 등장했는데, 해수욕장 등 밀집된 장소를 피해 한적한 시골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이다. 숲·논·밭을 멍하니 바라보는 숲멍·논멍·밭멍, 논밭 뷰를 배경으로 한 인생샷, 일명 할미룩인 밀짚모자·꽃무늬 몸빼바지(일바지) 착용 등이 필수인 ...
2023.07.03 15:49쓰레기는 늘 골칫거리다. 쓸 땐 좋지만 다 쓰면 귀찮은 존재다. 그동안 아무데나 버렸다. 강이나 바다, 산을 가리지 않았다. 유럽도 해양 쓰레기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래서 나온 게 런던협약이다. 1972년 유럽 국가들이 폐기물 해양투기로 인한 해양오염 방지를 위해 협약을 맺었다. 그후 바다 생태계는 좋아졌을까. 해양오염은 더 심각해졌다. 회원국들이 다시 모였다. 1993년 11월 런던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종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적용된 해양투기 금지를 저준위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폐기물의 해양투기도 금지했다. 1996년 ...
2023.07.02 14:59지난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신창동 특수교육지원센터가 들썩거렸다. 관내 11개 학교 장애·비장애학생, 지도교사 등 38명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행사명은 ‘2023 광주 장애학생 e페스티벌 대회’. 이번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됐다. 정보경진과 e스포츠로 나눠 총 4개 종목이 펼쳐졌다. 이번 현장은 응원과 열정,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가득해 현장을 방문한 전남일보 사회부 기자 2명까지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성악을 전공하고 싶다는 풍암고 3학년 박지호 학생은 악보를 보고 뮤직블럭...
2023.06.29 12:39얼마전 SBS의 ‘미운 우리 새끼’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의 방귀가 화제가 됐다. 개그맨 김준호가 살을 빼기 위해 점핑 다이어트를 하는데 쉴 새 없이 방귀를 뀌자 옆에 있던 동료가 악취와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장면이 나왔다. 스튜디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 출연자들의 박장대소가 눈길을 끌었다. 평소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등 조신한 모습을 보이던 어머니들도 난데없는 방귀 공세 앞에서는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방귀는 음식 섭취와 함께 들어간 공기가 장 속의 음식물이 발효되면서 생겨난 기체와 혼합돼 항문으로...
2023.06.28 14:5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이다. 소련 정보기관이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던 KGB는 소련 붕괴 후 연방보안국(FSB)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다. KGB가 되기를 꿈꾸며 청소년 시절을 보냈던 푸틴은 KGB에 들어간 뒤 제1총국 소속으로 동독 드레스덴에 파견된다. 비밀경찰 슈타지와 러시아 사이의 연락책이 그의 임무였다. 불법으로 정적의 입을 틀어막고 자신과 결탁할 세력을 키우는 것도 그에게 주어진 중요한 역할이었다. KGB를 떠나 정치에 뛰어든 뒤에도...
2023.06.27 18:00삼월삼짇날, 칠월칠석, 구월중양처럼 음력으로 홀수가 겹치는 5월 5일은 선조들이 길일로 지냈던 단오(端午)이다. 단오는 일 년 중 양(陽)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한다. 하여 옛 사람들은 설날, 한식, 추석과 더불어 큰 명절로 지냈다. 단오는 천중절, 중오절, 술의, 수릿날, 과부 시집가는날, 미나리 환갑날 등 시절에 따라, 지역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양기가 강해 어떤 일을 해도 탈이 없을 것으로 여긴 선조들은 이날이 되면 여러 가지 풍속을 지냈다. 여자들은 ‘단오비음’이라 하여 창포 삶은 물로 얼굴을 씻...
2023.06.26 16:03‘막장’ 한때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드라마가 하나의 ‘장르’처럼 유행한 적이 있다. 막장은 국어사전상의 의미로는 ‘끝장’의 잘못된 표기로 나온다. 사실 ‘막장’은 탄광의 맨 끝부분이나 그곳에서 일하는 광부를 칭하는 말이다. 원전, 신재생 등 에너지 정책 이전의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의 주축은 ‘석탄’이었다. 1960~1980년대 광업은 그야말로 붐이었다. 광부 수도 많고 채탄량도 많아 세계 2위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 시절 광부들은 지하 수십, 수백미터에서 전등 하나에 의지해서 지하 갱도로 내려간 산업 전사들이었다....
2023.06.25 16:39“나다. 신당 가지 마라. 사람이 그러면 못쓴다. 길게 봐라.” 2003년 11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어머니 진소임 여사가 이낙연에게 전화를 했다. 그 해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을 떠나 열린우리당에 동참했다. 이낙연에게 수차례 동참도 권유했다. ‘돈과 지역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와 정당을 만들어보자’는 게 노 대통령의 뜻이었다. 하지만 이낙연은 신당에 합류하지 않고 9석짜리 ‘꼬마 민주당’에 남는 길을 선택했다. “학식도 논리도 아닌 ‘어머니의 심지’가 나를 민주당에 남게 했다.” 2020년 서주원이 쓴 ‘이낙연의 길’에 나오는 ...
2023.06.22 16:50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 중에 청어가 있다. 살아있는 청어는 식감이 아주 좋고 높은 가격에 거래됐는데, 바다에서 잡은 청어는 항구에 도착하는 동안 대다수가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노르웨이의 한 어부의 지혜로 청어들이 싱싱하게 살아있는 채로 항구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어부가 쓴 방법은 청어가 들어있는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함께 넣음으로써 청어들이 메기의 습격을 피하려고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메기 효과’라는 말이 유래됐다. 이 말은 주로 ...
2023.06.21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