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호 사고원인은?… 선체 결함부터 장비까지 경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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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청보호 사고원인은?… 선체 결함부터 장비까지 경찰 조사
선체 수색 과정 파공 보이지 않아
기관실 차오른 물… 배관 누수 의심
조난신호장비 두고 전화 구조요청
위치 수·발신 시스템은 정상 작동
  • 입력 : 2023. 02.07(화) 18:09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지난 6일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해경이 전복된 청보호의 실종자 수색과 선체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신안 임자도 해역에서 청보호 전복사고가 발생한지 나흘째인 7일, 경찰은 선체를 인양하는대로 실종자 수색과 동시에 사고 원인규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목포해양경찰은 3차 브리핑을 통해 “사고선박 청보호는 준비가 마무리 되는대로 기상상태를 감안해 인양작업을 펼칠 것이다. 선내 실종자 수색 병행 및 선내정밀수색방법에 대해서는 현장지휘함과 민간인양업체와 함께 수색방법, 장소 등을 협의 후 수색 실시 예정이다”며 “선체 전복 원인 조사를 위해 선체 인양 후 국과수, 해양교통안전공단,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해경 등 관계기관 합동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사고 경위는 구조된 선원들의 ‘기관실에서 갑자기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는 진술대로 급격하게 침수되면서 전복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초 침수 원인으로 기관실 파공이 언급됐지만 해경은 이에 대해 “기관실 파공은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파공을 추정할만한 충돌음이나 개연성 있는 상황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선체 수색 과정에서도 구멍이 뚫린 곳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파공이 없다는 전제 하에 전문가들은 해수흡입구(바닷물을 선내로 유입시켜 엔진 냉각수 등으로 이용하기 위한 구멍)와 연결된 배관의 누수를 의심하고 있다.

김광수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해수흡입구와 연결된 파이프 등에서 균열이 생기면서 누수가 발생했을 수 있다”며 “건조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어선에서 일어나기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바닷물이 들어올 구멍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누수 상황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급격한 침수 상황에 대해 김 교수는 “처음에 작게 난 균열이 점점 커지다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누수가 발생하면서 엔진이 있는 기관실에 물이 차올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청보호의 항해장비의 결함이나 설치 여부까지 파악할 방침이다.

해경은 수색 과정에서 청보호 내에 조난신호를 발신하는 통신 장비가 탑재된 것을 발견했다. 초단파대무선전화(VHF-DSC) 통신기로 불리는 해당 장치는 사람이 수동으로 작동시키는 방법으로 주로 배 윗부분에 위치한 선교(조종실)에 있다. 하지만 이번 청보호 전복 사고는 휴대전화 상으로 구조 요청이 이뤄지면서 해당 장비가 미작동 했는지 등이 미지수로 남았다. 다만 사고 상황임을 감안해 긴급하게 수중에 있는 휴대전화로 조난신고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조난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곧바로 청보호의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신호를 감지해 인근에 있는 민간화물선에 구조 협조를 의뢰했다. 어선법 상 항해장비 5종 중 하나 이상 설치해야 한다. 청보호는 초단파대무선전화(VHF-DSC) 와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