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선 작 ‘삼각 태양’.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
![]() 정정하 작 ‘Light Pixel : 천 개의 이야기’.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
전남도립미술관은 어린이 전시 ‘기다려-색!’과 소장품전 ‘김아영: 다공성 계곡2’를 오는 9월1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감상 중심을 넘어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와 체험을 유도하는 구성이 특징이다.
먼저 ‘기다려-색!’은 ‘색’을 주제로 기획된 체험형 전시다. ‘색’은 누구나 일상에서 접하는 익숙한 요소지만, 디지털 기술과 사회문화적 변화 속에서 CMYK, RGB와 같은 체계에 갇히며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전시는 색을 감각하고 해석하며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고, 예술을 놀이처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전시에 참여한 다섯 명의 작가는 각자의 시선으로 색의 원리와 의미를 탐색하고, 이를 작품과 체험 요소로 확장했다.
박미나 작가는 유아용 색칠 공부 활동지와 크레파스를 활용한 ‘84색 드로잉’을 통해 관습적 채색 방식에서 벗어난 색 실험을 선보이며, 실제 물감 이름이 붙은 안료를 수집해 구성한 회화 연작 ‘색의 정’으로 색의 명명 방식과 체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박형진 작가는 창살 너머로 본 풍경을 색점으로 기록한 ‘오동나무’를 통해 계절 변화의 흐름을 시각화하며, 그리드 구조 안에서 색만으로 자연을 표현한다.
유지원 작가의 ‘판타스마고리’, ‘공간의 구조화 : 폐허의 미학’ 등에서는 폐지, 시멘트와 같은 일상적 재료에 색을 입혀 버려진 공간을 예술로 전환하고, 이를 조형적 스펙터클로 구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은선 작가는 신작 ‘삼각 태양’에서 미술관 테라스의 채광 구조를 분석해 빛의 흐름과 그림자를 삼각형 색 조각으로 시각화하며, 시간과 공간의 감각적 체험을 유도한다.
정정하 작가는 작품 ‘Light Pixel : 천 개의 이야기’로 관람객의 감정을 시각화한 색 시험관 설치를 선보이고, ‘Move On’ 연작에서는 조색 과정의 흐름을 추상화해 변화와 성장을 나타낸다.
작품과 더불어 전시에서는 직접 참여 가능한 다양한 체험 요소도 마련됐다.
관람객은 박미나의 색칠 활동지로 자신만의 색 원칙을 실험하고, 박형진의 창틀 교구로 시간의 흐름을 관찰하며, 유지원의 ‘틈새 블록’을 통해 색의 입체적 감각을 체험할 수 있다. 이은선의 색 선글라스 키트는 빛과 색의 혼합 원리를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도우며, 정정하의 프로그램은 감정을 색으로 표현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상시 체험 프로그램 외에도 전시 기간 매일 두 차례의 어린이 전시 해설(오전 11시, 오후 3시)과 작가들이 함께하는 특별 워크숍도 운영된다.
같은 기간 진행되는 소장품전 ‘김아영: 다공성 계곡2’는 전남도립미술관의 대표 미디어아트 소장품을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김아영 작가의 ‘다공성 계곡2: 트릭스터 플롯’은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제주 예멘 난민 사태를 모티프로 한 2채널 영상 설치 작업이다. 작품은 ‘이주’와 ‘경계’를 주제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내러티브를 통해 동시대 사회의 정체성, 기술, 타자성에 대한 복합적인 사유를 이끈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무더운 여름, 작품 감상과 체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이번 어린이 전시, 미디어 소장품전과 함께 모든 세대가 예술을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 워크숍과 전시 해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artmuseum.jeonnam.go.kr) 및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