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 중앙오수간선관로 정비사업은 49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다. 하수처리 체계 개선과 광주천 수질 향상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사업 과정에서 시민 안전과 불편 해소는 뒷전이었다. 공사 자재는 장기간 산책로를 점거하며 시민 불편을 초래했고, 첫 장맛비에 공사 현장은 진흙탕으로 변해 산책로 이용조차 어렵게 만들었다. 주민들은 “예방도 없이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며 광주시의 무책임한 행정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24일부터 다시 시작된다는 장마도 걱정이다.
광주시는 “강우 전후 예방 활동과 신속 복구”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피해 발생 이후의 사후 조치에 불과하다.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사전 대비와 안전 대책이다. 장마는 이제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더 큰 비가 내릴 경우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이번 사태는 광주시의 땜질식 행정이 시민 안전과 세금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공사는 단순히 예산과 목표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철저한 관리와 안전 대책이 수반돼야 의미를 가진다.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시민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행정은 실패한 것이다.
광주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사 현장 전반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서야 한다.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실질적이고 철저한 대비책을 시행해 시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더 이상 땜질 행정으로 시민 신뢰를 저버려선 안 된다. 이번 장맛비 피해를 교훈 삼아 광주시는 진정한 책임 행정을 실현해야 한다. 시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행정만이 세금의 가치를 살리고 시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