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행사 안돼" 고 노무현 추모 음악회 거절한 문화회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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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정치행사 안돼" 고 노무현 추모 음악회 거절한 문화회관 논란
지역 예술인들 거센 반발
  • 입력 : 2025. 06.19(목) 17:21
  •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을숙도 문화회관 전경. 연합뉴스
부산광역시의 한 문화회관이 정치적인 행사는 개최할 수 없다며 노무현재단에서 주최하는 음악회 대관을 불허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부산 사하구 을숙도문화회관은 노무현재단 부산위원회가 5월에 개최할 예정이었던 노 전 대통령 서거 추모 음악회 대관을 거절했다.

해당 추모제는 노무현재단 부산위원회가 매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일에 맞춰 개최하던 행사로 지역 예술인들을 초청해 음악회 형태로 열어왔다. 올해는 윤도현 밴드 등을 초청해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과거에는 부산 송상현 광장이나 부산시민회관 등지에서 열렸다.

행사를 담당한 공연단체 대표는 “순수 기념공연을 추진하고자 을숙도문화회관에 유선으로 문의했는데 관장이 노무현재단 주최 공연이라는 말을 듣는 즉시 ‘말도 꺼내지 말라’며 단호하게 거절해 정식 대관 신청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부산 지역 예술인들은 거센 반발에 나섰다.

한 중견 예술인 A씨는 “좋은 공연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할 문화회관의 관장이 정치적인 잣대로 공연을 전면 차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시대에 뒤떨어지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섭 을숙도문화회관 관장은 “이미 상반기 정기 대관 신청 일정이 지나 있었고 사하구 조례상 정치적인 행사는 문화회관에서 대관해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6월 대선을 앞두고 민감한 시기라 대관을 해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무현재단 부산위원회는 전 대통령의 서거 추모 행사를 일방적으로 정치 행사로 규정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노무현재단이 주최한다고 모두 정치적 행사라고 생각하는 것에 자체가 놀랍다”며 “낡은 이념 논리로 어려운 지역 예술인들을 공연 기회를 빼앗아 간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역 예술인들은 20일 오전 부산 사하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구청을 항의 방문 할 예정이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