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재난관리기금 2년 연속 법정기준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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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회
광주시, 재난관리기금 2년 연속 법정기준 미달
총액 99억 미충당…누적 적립률도↓
의회 “중장기 재난 대응 미흡” 지적
채은지 “각종 기금 운용 성과 저조”
시 "여유 재원, 주요 현안사업 지원"
  • 입력 : 2025. 06.10(화) 17:29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지난 9일 광주시를 대상으로 ‘2024년도 회계결산’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시가 최근 2년간 재난관리기금을 법정 기준보다 100억원 가량 적게 적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광주시 채무가 2조원을 돌파한 반면, 각종 기금 운용 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재정 효율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0일 광주시의회 ‘2024 회계연도 광주시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시는 2023~2024년 모두 재난관리기금을 기준보다 적게 편성했다.

재난관리기금은 재난 발생 시 긴급 대응과 복구를 위해 지자체가 보통세의 1%를 최근 3년 평균으로 계산해 매년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한다.

광주시는 2023년 약 170억원, 2024년 약 186억원을 재난관리기금으로 편성해야 했으나 실제 본예산 반영액은 각 연도 모두 100억원 수준에 그쳤다. 2년간 미충당된 금액만 약 99억5000만원에 달했다.

재난관리기금 적립률 또한 타 특·광역시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기준 울산은 적립률 227%, 서울은 126.1%를 기록했고 대전·부산·인천·대구·세종은 모두 100%를 충족했다. 반면 광주는 광주는 53.6%로 유일하게 최저 기준(100%)을 채우지 못했다. 누적 적립률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07%(2361억원)으로, 대전(148.1%)·서울(140.3%)·대구(133.3%)·인천(131%) 등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재정난 탓에 재난관리기금을 기준치에 미달해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재난관리기금의 운용 방식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광주시는 일부 연도에 특정 항목 지출이 집중되면서 공공부문 ‘응급복구 및 긴급조치’에 기금을 아예 투입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이탈 등 의료대란 상황에서도 전체 지출 기금의 74%(39억원)가 전남대·조선대병원 등 민간 의료기관 지원(응급장비·인력 등)에만 쓰이고, 공공부문에는 한 푼도 배정되지 않았다. 사실상 시민 안전을 위한 공공 응급조치 예산은 전무한 상태다.

시의회 특별전문의원은 “재난관리기금 미충당은 단기적인 예산 편성 문제를 넘어, 재난 대응 재정의 우선순위 설정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기금 누적 적립 현황도 다른 광역시보다 낮은 수준으로, 중장기적 재난 대응력을 담보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전체 기금 운용 성과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광주시는 총 19개의 기금을 조성, 1조477억8000만원을 운용 중이다. 전체 재정수입(6조 5313억원)의 16%에 해당하는 비중이지만, 실제 기금이 사용되는 비율에는 효율·투명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은지 시의원은 지난 9일 열린 광주시 기획조정실 대상 결산심사에서 “2023년도 행안부 전국 지자체 기금 성과 분석 결과, 광주의 기금 조성 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사업비로 편성된 비율은 33%에 그쳐 전국 평균인 47%보다 낮았다”며 “쌓아만 두는 기금이 늘어나는 사이 지방채는 2조원을 넘어섰다. 기금을 적극 활용해 채무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19개 기금을 조성해 운용 중이며, 각각의 설치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사용하지 않은 기금의 여유 재원은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예탁해 일반회계 융자를 통해 시 주요 현안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기금운용성과 분석 결과, 일부 기금의 사업비 편성과 집행이 다소 저조하다는 지적에 따라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기금 운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 기금별 운용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이에 따른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