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정글서 3000년 전 도시 유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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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과테말라 정글서 3000년 전 도시 유적 발견
정글 속 마야 피라미드 확인
미탐사지에 고대 조각 다수
  • 입력 : 2025. 05.31(토) 11:15
  •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과테말라 문화체육부 제공한 사람 얼굴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이는 마야 조각품. 우아샤크툰 AFP=연합뉴스
과테말라 북부 정글에서 3천 년 전 고대 마야 문명의 도시 유적이 확인되며 학계와 문화 당국이 고고학적 보물로 평가하고 있다.

과테말라 문화체육부는 30일(현지시간) 페텐주 우아샤크툰 지역에서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코메니우스대학과 공동으로 수행 중인 고고학 프로젝트를 통해 미확인 마야 유적지 3곳이 새로 발굴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유적은 ‘로스아부엘로스’, ‘페트날’, ‘캄브라얄’로 명명되었으며 총 면적은 약 16㎢에 이른다.

로스아부엘로스는 스페인어로 ‘조부모들’을 뜻하는 이름으로, 이곳에서는 조상 숭배 의식을 짐작케 하는 얼굴 형상의 조각상과 다채로운 벽화가 발견됐다. 당국은 이 조각과 벽화가 의례 공간에서 사용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페트날과 캄브라얄에서도 종교적 성격의 유물들이 출토되었으며, 특히 정글 한가운데에는 약 33m 높이의 피라미드와 인근 운하 시스템 흔적도 함께 확인됐다. 이 피라미드는 마야 문명 특유의 축조 양식을 보여주며, 해당 지역이 단순한 거주지가 아닌 제의적 중심지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과테말라 정부는 “이번에 발굴된 유적지는 고고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기존 연구에서 소외됐던 미탐사 지역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문화부는 향후 해당 지역에 대한 적극적 발굴과 보호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프렌사리브레 등 현지 언론은 과테말라 정부가 이번 유적을 ‘21세기 최대 규모의 마야 고고학 프로젝트 중 하나’로 보고 있으며, 국제 협력을 통해 추가 조사 및 관광 자원화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발굴은 마야 문명의 확산 경로와 문화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한 달 전에도 페텐 지역 내 또 다른 유적지 티칼에서 멕시코 테오티우아칸 양식의 제단이 발견된 바 있으며, 이는 양 지역 간 1,300㎞ 이상의 거리에도 불구하고 문화 교류가 있었음을 암시한다.

AFP통신 등은 티칼과 테오티우아칸의 건축 유사성을 근거로 고대 중미 문명 간의 복잡한 관계를 재조명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마야 문명은 기원전 2000년경부터 번성하기 시작해 지금의 멕시코, 과테말라, 벨리즈,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일대에 걸쳐 고유한 문자, 천문학, 종교 체계를 발전시킨 고대 문명으로 평가받는다.

과테말라 문화부는 “앞으로도 고고학적 자산에 대한 관심과 보호를 지속할 것이며, 발굴된 유적을 통해 과거의 삶과 믿음을 조명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