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광주선대위 선거운동 |
21일 민주당 광주선대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광주 지역 39개 직능단체 총 1만5018명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광주지방변호사회, 수완상인연합회 등 다양한 단체들이 이름을 올렸고 이날 광주 문화예술인 3250명도 ‘광주문화예술특별위원회’ 출범과 함께 지지에 동참했다.
민주당은 대규모 유세 대신 ‘찾아가는 경청 선거운동’을 택했다. 지방의원과 선거운동원들이 골목을 돌며 유권자 민원을 듣고 ‘경청노트’에 기록한다. 이번 대선이 비상계엄 이후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시대적 의미를 설명하고 민심을 직접 듣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출마 당시 기록한 호남 투표율 최고치(92.4%)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1987년 직선제 이후 광주 대선 투표율은 △13대(노태우) 92.4% △14대(김영삼) 89.1% △15대(김대중) 89.9% △16대(노무현) 78.1% △17대(이명박) 64.3% △18대(박근혜) 80.4% △19대 문재인(82%) △20대(윤석열) 81.5%였다.
이번 총력전은 최근 지역 민심의 흔들림에 대한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영광군수 보궐선거와 지난 4월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잇따라 고전하면서 ‘호남 텃밭도 더는 안심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들은 전략지구로 지정해 공세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광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광주 남구 봉선2동이 대표적인 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봉선2동 제5투표소에서 39.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이 지역 주민 10여 명과 국회의원 5명이 참여한 경청 간담회를 열고 교육·부동산·지역개발 등 민감한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봉선2동 일부 주민들은 이재명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22일에는 지난 대선에서 광주·전남 평균보다 낮은 80.2%의 득표율을 기록한 나주시 빛가람동에서도 간담회가 열린다. 민주당은 다시 신뢰를 회복하고 투표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 제21대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인 21일 광주 동구 민주광장에서 만난 기초의원이 자신이 배부받은 ‘경청노트’를 보여주고 있다. 정성현 기자 |
원외에서도 조직적인 선거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더민주광주혁신회의 투표참여 시민운동본부는 ‘말보다 강한 목소리, 투표로 들려주세요’ 캠페인을 전개, 1700여 명의 회원들이 대학·유원지·종교시설·터미널 등에서 출근길 유세와 홍보 활동을 벌인다.
조직이 결집할수록 내부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압승 같은 표현은 금지한다”며 “섣부른 낙관은 투표율 하락과 역결집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후보도 끝까지 절박한 자세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도 맞불을 놓고 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김문수 후보에게 30%만 마음을 열면 민주당 독점 정치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며 “경쟁 없는 정치 탓에 국립의대·광주공항 이전 등의 과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호남이 정치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도 “젊은 권리당원이 많은 봉선2동에서 30% 득표를 따내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겠다”고 전략지역 공략을 예고했다.
민주당이 내건 ‘90% 투표율’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서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직적 결집의 이면에 ‘일당독점 폐해’라는 회의론도 공존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광주 남구와 전남 동부권 일대에서는 ‘보수 찍어줬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실망감이 크다”며 “90% 투표율이 실제로 나올 수도 있지만, 민주당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 독점 지역’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내 고향처럼 최선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양부남 민주당 광주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은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온 유권자들이 정치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밀도 높은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며 “투표율 90% 이상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오지현·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