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동물로 길러지던 붉은귀거북은 하천에 버려지며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광주천에도 2000년대부터 발견되면서 현재는 동구 증심사 인근과 서구 광암교 등 광주천 일대에 넓게 서식하고 있다. 이외에 포식성이 강한 배스와 블루길도 광주천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다. 5월 이후에는 생태계교란 식물인 가시박, 양미역취, 돼지풀, 도깨비가지 등이 자라나 산책로를 뒤덮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식물은 생장이 빠르고 주변 식생을 뒤덮어 토종 식물의 성장을 막는다.
광주천에 생태계 교란 동·식물이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지만 교란종의 종류와 규모 등 정확한 실태가 파악되지 않은 실정이다. 붉은귀거북 등 생태계 교란 동물 퇴치 작업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매년 해오던 생태 교란 식물 퇴치 작업마저 예산 부족 문제로 지난 2년간 멈췄다. 이로 인해 광주천 일대는 외래종이 번식하고 확산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됐다.
광주천은 단순한 도시 하천이 아니다. 국가하천으로 지정됐고, 수달·삵·원앙 같은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다. 하지만 외래종이 하천을 잠식하면 이런 귀중한 생명체들이 가장 먼저 밀려난다. 이는 단순한 환경 미관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 생태 안전망이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경고다. 광주가 ‘생태도시’를 지향한다면 광주천의 교란종 확산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내년엔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