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빚 못 갚는 연체 악순환 신속히 끊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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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빚 못 갚는 연체 악순환 신속히 끊어내야
광주·전남 가계 등 연체율 상승
  • 입력 : 2025. 04.10(목) 17:30
광주·전남지역 가계와 기업의 연체율이 높아졌다는 소식이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기업이든 가계든 벌이가 시원치 않을 경우 빚이 늘어나고 연체율 또한 오를 수 밖에 없다.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지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은행 연체율 통계에 따르면 1월 전국 은행 연체율은 0.53%로 전월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출입은행을 포함한 광주지역 은행 연체율은 0.67%로 전국 평균치인 0.53%, 전월인 0.52%보다 0.15%p 증가했다. 전남지역 은행 연체율도 0.31%로 전월 0.29%에 비해 0.02%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의 경영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1월 전국 대기업 연체율은 0.05%를 보였으나 광주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0.19%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지역 가계 연체율도 증가했다고 한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금융위기까지 우리가 겪었던 경제위기의 공통점은 금융에서 시작됐다는 데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정책에 따른 후폭풍이 장기적인 경기 불황과 소득의 양극화로 이어질 게 뻔한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갚지 못해 연체율이 늘어나면 개인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나 가계가 돈을 갚지 못해 실업률이 오르고, 소비가 줄어들어 다시 연체율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취약 계층이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도 문제다.

취약한 지역 경제 여건에서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한계에 다다른 가계와 기업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신호다. 유동성을 늘리고 구조조정 등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 등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기업과 가계도 절박한 심정으로 ‘빚 줄이기’에 나서야 한다. 치솟는 금리에 내수까지 부진해 빚조차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 속에서 지역과 국가 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