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인 지난해 2월 19일부터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 사직한 전공의는 전남대병원 225명, 조선대병원 107명에 이른다. 기독병원 등 다른 2차 의료기관급 수련병원 전공의까지 더하면 370명을 훌쩍 넘는다. 지난 1년 사이 그나마 일선 의료에서 한 축을 담당하던 전임의들마저 수련 중단, 개업 등을 이유로 재임용을 포기했다. 각 병원마다 일선에 남은 전문의(교수)와 일부 전임의·전공의와 간호사 등 진료 보조 인력으로 비상진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위태로운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응급실 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현재까지 응급실을 24시간 연중 무휴 운영하고 있지만 두 병원 응급실 모두 위중증 환자 위주로 수용하고, 비응급 환자는 2차 의료기관 전원 조치를 통해 과부하를 최소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세종충남대병원처럼 응급실 단축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달 말 재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전임의들이 병원을 떠날 경우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달 누적되는 이들 병원의 적자와 함께 전공의 중 다수가 일반의로 빠져나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후폭풍도 한계에 도달했다.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는 더 이상 의료현장이 파행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시스템은 어떤 정치적 문제보다 시급한 현안이다. 특히 전남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지금처럼 출구를 찾지 못할 경우 의료 소외는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 의정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해도, 지역 의료에 미칠 악영향은 오래도록 남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