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작년 7월 필자는 우연히 모 방송에 출연한 유명 경제전문가들의 집값 토론을 본적이 있었다. 그런데 집값 상승 쪽 토론자인 모 인사가 ‘집값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특히 서울의 집값은 과 수요가 몰릴 것임으로 대출 규제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강남의 집값 상승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반대편 토론자와 필자를 놀라게 했다. 국민연금 투자 운영 역까지 지내고 경제 프로그램에 단골로 출연하는 유명 인사가 부동산시장에 대한 시각이 이 정도라면 서울 부동산에 투자한 일반투자자들의 생각은 어떨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대출과 이자는 부동산시장의 출발점이다. 이 두 가지 요소가 무시되는 부동산시장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작년 9월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순식간에 가라앉고 있는 서울의 부동산시장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025년도 쉽사리 부동산 대출 규모를 늘리기는 힘들 것이다. 엄청난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불경기는 더욱 깊어지고 있어서 실질소득의 감소로 부동산시장의 수요가 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올해와 내년에는 건설 불황의 여파로 아파트 공급이 대폭 줄어 수요가 초과될 것임으로 미리 집을 사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지금과 비슷한 상황은 과거에도 얼마든지 있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었으나 오히려 집값은 더 하락하고 장기간(약 7~8년) 부동산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당시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발생해서 전 세계에 찬비를 뿌렸지만 비교적 빠른 시간에 극복했었다. 오히려 불황에 초유의 대통령 내란 사태까지 겹친 지금이 부동산시장에는 더 위험한 시기로 보인다. 바닥을 예측하려 하지 말고 기다리자. 2025년은 아마 집이 있는 사람보다도 없는 사람이 더 편안한 한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