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영 한국연극협회 광주시지회장 |
그러나 우리 국민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해 온 민족성을 가졌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문화예술인들 또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예술은 언제나 고통의 순간에 가장 명확한 길을 비췄다. 당장의 슬픔과 아픔은 이내 다양한 장르의 예술로 승화돼 전파될 것으로 믿는다. 예술의 형태로 남은 진실은 오래도록 깊은 공감을 받으며 기억될 것이다. 이러한 파급력 때문에 역사 속에서 문화예술이 탄압받아 왔지만, 꿋꿋이 살아남아 발전을 이뤘다. 이는 문화예술인 한명 한명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다.
그중 연극은 무대 위 다양한 인간군상의 재현을 통해 시대 상황을 대변하는 예술이다. 관객은 무대 위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내 배우와 함께 호흡하며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를 고찰하고,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스스로를 치유한다. 이처럼 연극인은 연극을 즐기는 모든 분과 함께 어제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그리고 오늘의 이야기를 통해 내일을 만들어 간다. 역사는 그간 걸어온 발자취로 기록된다. 오늘 사명감을 가지고 어제에게, 그리고 내일에게 부끄럽지 않은 발걸음을 내디뎌야 하는 이유다. 과거의 진실을 잊지 않는 것은 지금껏 문화예술이 해온 일이며, 앞으로 해나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