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올해는 나의 해···하는 일 잘 될 것 같다는 희망 부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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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신년특집>“올해는 나의 해···하는 일 잘 될 것 같다는 희망 부풀어”
뱀띠 청년들의 희망가
●전통시장 상인 김동은씨
15년간 보컬트레이너 하다 전직
월곡시장서 돈까스 전문점 창업
6개월만에 주민 입맛 사로잡아
힘들지만 손님들 칭찬에 힘 얻어
“시장 전체가 활기 되찾았으면”
  • 입력 : 2025. 01.02(목) 18:39
  •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2일 광주 광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동은씨가 인터뷰에 참여하고 있다. 정상아 기자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올해로 세 번째 뱀의 해를 맞이한 1989년생 뱀띠들은 청년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꿈꾸고 있다. 제2의 꿈을 향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뱀띠 청년 상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광주 광산구 월곡시장에서 ‘뚱이네돈가스’를 운영 중인 김동은(35)씨는 안정된 직업을 뒤로하고 요식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발을 내디딘 청년 상인이다.

그는 15년간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안정된 삶을 살았지만, 요리에 대한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김씨는 “보컬 트레이너는 내가 21살 때부터 해왔던 일이다. 어린 나이에 꿈을 이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언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의 두 번째 꿈은 요식업 창업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요리에 흥미를 느꼈고, 누군가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큰 기쁨을 얻었다.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아 요리에 대한 열정을 가졌다는 그는 “어머니께서 마트와 시장 정육 코너에서 20년 넘게 일하셨다”며 “어머니를 보며 요리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얻었다. 장사도 함께 하면서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의지가 돼 주신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기존 직업은 그의 전문성과 안정성이 뒷받침된 분야였지만, 요식업은 전혀 다른 도전이었다. 그는 “새로운 시작이란 항상 두려운 법이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움직였다”고 밝게 웃어 보였다.

그가 운영하는 뚱이네돈가스는 포장 전문 매장이다. 처음에는 단골 확보와 새로운 손님 유입을 동시에 고민해야 했지만, 그의 정성 어린 요리는 지역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단골로 자주 찾고 있다. 그는 “멀리 수완지구에서도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다”며 “한 번에 10만원에서 20만원어치씩 사 가시는 단골들도 생겨났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2일 광주 광산구 월곡시장 ‘뚱이네돈가스’ 점주 김동은씨가 매장에서 돈가스를 튀기고 있다. 정상아 기자
김씨가 장사를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보람은 손님들의 칭찬과 단골들로부터 얻는 긍정적인 에너지다.

그는 “돈가스라는 메뉴가 워낙 흔하다 보니, 우리만의 특색을 보여주기가 어렵다”며 “한 번 드신 분들은 거의 재구매를 하지만, 새로운 손님에게 이 맛을 알리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맛있다고 칭찬해주는 손님들 덕분에 힘들어도 웃으면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침체로 인해 시장 전체 분위기가 위축돼 영향을 받으며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시장에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장을 보셨는데, 요즘은 방문객이 확실히 줄었다”며 “세 세트, 네 세트를 사 가시던 분들도 한두 세트로 줄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큰 매출 타격은 아니지만 경기가 어렵다는 게 몸으로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김씨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나이와 해가 맞아떨어지니까 뭔가 기분이 좋다”며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뱀띠의 해가 찾아오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다. 엄중한 사회 분위기지만 모두 힘냈으면 하는 마음에 저렴한 가격을 고수하면서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고 싶다”고 웃었다.

김씨는 앞으로 월곡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상인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그는 “뚱이네돈가스가 시장에 오는 이유가 됐으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이 우리의 매장을 찾아오면서 시장 전체가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