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준일>기후위기 시대, 도심 저수지의 재발견과 지속가능한 관리 방안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기고·고준일>기후위기 시대, 도심 저수지의 재발견과 지속가능한 관리 방안
고준일 광주녹색환경지원센터 전문위원
  • 입력 : 2024. 12.30(월) 17:43
이제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기상이변이 빈번한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들면서 물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은 식상할 정도로 자주 언급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과거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되었으나 도시화 과정에서 그 기능을 상실한 도심 저수지들은, 이제 단순한 유휴공간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자원으로 가치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방치된 도심 저수지들은 오염문제와 관리 부재로 인해 본연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도심 저수지의 주요 오염원인을 파악하고, 수변공간으로써의 활용방안과 효과적인 수질 관리 방안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도심 저수지의 주요 오염원은 무엇일까?

첫째, 비가 올 때 유입되는 비(非)점오염원을 들 수 있다. 주변 도로와 주거지역에서 유입되는 빗물에는 타이어 분진, 중금속, 석유류, 잡배수 등이 포함되어 있어 저수지의 수질을 악화시킨다. 둘째, 무단으로 버려지는 생활쓰레기, 플라스틱 폐기물 등도 심각한 오염원으로 작용한다. 셋째, 인근 상업시설이나 공업단지에서 비정상적으로 유입되는 오·폐수, 유독물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저수지로 유입된 유기물과 영양염류가 과다 축적되어 부영양화(富營養化)를 초래하고, 특히 영양염류는 기후위기와 맞물려 여름철 뿐만 아니라 겨울철까지도 남세균을 증식시켜 녹조현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심 저수지의 가치를 증진하는 활용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도심 저수지는 단순히 물을 저장하는 공간이 아니라, 도시생태계를 복원하고 주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가치전환이 필요하다.

저수지를 중심으로 녹지와 습지를 조성한다면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고 자연정화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뿐 아니라 저수지 주변지역의 미세먼지 저감과 열섬현상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도심 저수지는 시민들에게 산책로, 자전거길, 또는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또한, 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여 기후위기와 수질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저수지는 가뭄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 도심내 긴급 용수공급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질 관리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수질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속가능한 수질 관리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비점오염원 차단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비점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저수지 주변 유입부에 완충저류지를 두어 협잡물. 침강성 입자를 제거하고, 여과시설을 설치하여 추가적인 오염물질 유입을 막아야 한다.

또한, 저수지 바닥에 퇴적된 침전물은 정기적으로 제거하여 유기물과 오염물질 재용출을 방지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수질개선 뿐만 아니라 저수지 저장용량을 복원하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유지관리와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인공습지, 생태수로, 수질정화림과 같은 자연기반해법(NbS)을 도입하여 수질을 관리함과 동시에 소동물이 다양하게 공존할 수 있는 水생태공간을 조성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협력과 참여를 통해 저수지 관리를 공동 책임으로 인식시키고, 정화활동과 환경감시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주민참여 프로그램과 캠페인을 통해 책임의식을 고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도심 저수지는 기후위기 시대에 새로운 역할과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더이상 쓸모가 없어진 옛날 농업용 저수지가 아니라, 도시생태계와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자원으로 전환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수질관리와 적극적인 주민참여를 유도하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방치된 도심 유휴저수지가 도시화와 기후위기로 메말라가는 도시민들의 마음을 달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희망의 물줄기로 가치를 다시 찾아가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