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안건 조율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날 정부 예산안은 광주시와 전남도의 내년 예산도 대폭 감액된 채로 통과돼 지역 현안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이날 본회의를 열어 ‘2025년도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278명 가운데 찬성 183표, 반대 94표, 기권 1표로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도 ‘2025년도 예산안(수정안)’은 4조1000억원을 감액한 673조3000억원으로 통과됐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야당의 감액안만 반영된 예산안 수정안을 의결했다.
수정안은 677조4000억원 규모의 정부 원안에서 4조1000억원이 삭감됐다.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82억5100만원), 검찰 특정업무경비(506억9100만원)와 특활비(80억900만원), 감사원 특경비(45억원)와 특활비(15억원), 경찰 특활비(31억6000만원) 등이 전액 삭감됐다.
4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정부 예비비는 절반인 2조4000억원을 감액했고, 국고채 이자 상환 예산도 5000억원 감액했다.
505억원이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 가스전)예산은 497억원, 416억원이었던 용산공원조성 사업 예산은 229억원 도려냈다.
야당이 ‘김건희 여사 예산’이라고 지목한 보건복지부의 전 국민 마음 투자 지원 예산도 정부안 508억원에서 74억원이 삭감됐다.
민주당은 예산안에 2개의 부대의견을 달았다.
목적 예비비 1조 6000억원은 고교 무상교육과 5세 무상교육에 우선 지원하고, 법정 의무 지출 외에 감액된 예산은 기금 운용 계획을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와 여야는 이날 예산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하지 못했다. 여당은 민주당에 내년도 삭감 예산안 4조1000억원 중 1조6000억원을 복원하고,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등을 포함한 1조8000억원을 증액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2조1000억원을 복원하고 9000억원을 증액하자고 제안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감액된 예산을 복원하려면 복원 규모에 맞게 민생 예산도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며 “이런 입장에 대해 기재부가 최종 수용하지 않았고, 국민의힘도 이에 동의하지 않아 예산안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사태로 인해 경제 위기가 한층 가속화하고 있고,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추가 감액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여당은 이번 예산안을 두고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또 정부·여당이 지역화폐 발행 예산 3000억원 증액 등 협상안을 내놓았으나 민주당이 이를 거부하고 관련 예산 1조원 증액을 요구했다며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감액된 정부 예산안이 변동없이 통과되면서 광주·전남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민주당은 추경안에 반영하겠다고 하겠지만, 핵심 현안사업 추진에 동력을 잃게 됐다.
광주시의 경우 이번 예산과 관련 전체 시 예산안 중 주요 7개 사업과 관련해 3345억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1410억원만 반영됐다. 주요 7개 사업 중 광주시의 요청안이 반영되지 않은 사업은 ‘AX 실증밸리 조성(AI 2단계)’ 등 5개다.
광주시 관계자는 “다른 시급한 사업도 예산이 필요하지만, 7개 핵심사업은 광주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만큼 꼭 증액을 해야 한다”면서 “추경때 통과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내년 정부 예산안으로 국비 8조8928억원을 확보했으나, 국회 예산 심의단계에서 정부안에 미반영된 총 64건의 사업, 최소 3000억원 이상의 국비 증액에 나섰지만 결국 무산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예산안에서 꼭 호남권 SOC사업 등 민생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 증액이 반영되길 바랬는데 안됐다”며 “추경때 반영 되도록 기재부 및 국회 방문을 이어가는 등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김선욱·노병하·오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