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는 4일 도청 서재필실에서 긴급 현안회의를 열고 입장문을 통해 전남도민들은 동요 없이 생업 현장에서 자리를 잘 지켜주고, 공무원들도 차질 없는 업무 추진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김 지사는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참으로 당혹스럽고 참담하기 그지 없다”며 “민주주의가 참혹했던 1980년 이전인 군사정권 시절로 후퇴한 것으로, 수십년간 쌓아온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이 해제돼 다행”이라며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우리 손으로 계속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도민들께서도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생업 현장에서 각자의 자리를 잘 지켜주길 바란다”며 “현 상황이 엄중한 시국임을 감안해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가 지켜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도와 시군 모든 공무원들은 지금의 상황에 동요하지 말고, 주요 현안 등 업무를 차질없이 추진해달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본 순방 일정도 급히 취소했다. 김 지사는 당초 5일부터 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도쿄와 후쿠오카, 사가현을 방문해 우호교류 강화와 전남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모두 변경했다.
김 지사는 당초 첫날에는 도쿄 호남향우회와 고향사랑실천 간담회, 이튿날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와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DJ 정신을 바탕으로 한 한일 미래협력 방안 논의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어 7일 한일해협연안 시도현 교류 지사회의에 참석, 주제발표를 통해 스포츠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마지막 날엔 사가 아레나 시찰과 장애인 스포츠 체험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반헌법적 비상계엄 선포로 국내 정세가 격랑에 휘말리면서 관련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명창환 행정부지사가 대신 참석키로 했다.
김 지사는 해외순방 대신 비상계엄 사태가 몰고 올 지역 경제 후폭풍 등을 예의주시하며 유관 기관과 대책 마련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오후 12시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리는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9시께 급히 상경했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