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 퇴장’ 김종민, 노스웨스트 더비 제라드보다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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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15초 퇴장’ 김종민, 노스웨스트 더비 제라드보다 빨랐다
지난 21일 부산과 준플레이오프
후반 39분 투입 직후 팔꿈치 사용
  • 입력 : 2024. 11.22(금) 19:18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전남드래곤즈 김종민이 지난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아이파크와 하나은행 K리그2 2024 준플레이오프에서 후반 39분 교체 투입 직후 설태환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뒤 허탈해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남드래곤즈 김종민이 교체 투입 15초 만에 퇴장을 당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전남이 1부리그 승격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하며 단순한 해프닝으로 남게 됐지만 김종민과 동료들 모두에게 아찔한 순간이었다.

김종민은 지난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아이파크와 하나은행 K리그2 2024 준플레이오프에서 0-0으로 맞선 후반 39분 유로쥬 플라카를 대신해 필드에 투입됐다.

하지만 김종민은 교체 투입 직후 이한도와 공중 경합을 펼치는 과정에서 설태환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당했다. 충돌 직후 지체 없이 레드카드가 나올 정도로 확신에 찬 판정이었다.

설태환 주심은 VAR실과 교신을 주고받았으나 온 필드 리뷰를 실시하지 않았다. 결국 원심이 유지되며 김종민은 교체 투입 2분여 만에 다시 필드를 빠져나와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중계 화면 상으로는 김종민의 투입부터 퇴장까지 소요된 시간은 단 15초였다. 김종민은 후반 39분 24초에 플라카와 교대했고, 35초에 이한도와 충돌했다. 그리고 39초에 설태환 주심의 레드카드가 나왔다.

전남이 승격의 기로에 있었던 만큼 퇴장 판정에 관중들은 크게 술렁였다. 관중석 한편에서는 “김종민이 퇴장당한 속도가 제라드보다 빠른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리버풀 FC의 레전드인 스티븐 제라드는 2015년 3월22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 2014-2015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뒤진 하프타임 교체 투입된 뒤 안데르 에레라를 앞에 두고 패스를 시도한 뒤 2차 동작으로 발목을 밟았다.

고의성이 짙은 행동이었고 주심의 시야 내에서 벌어진 일이었던 만큼 후반 시작 39초 만에 레드카드가 나왔다. 결국 리버풀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며 맨유와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1-2 패배를 당했다.

다만 전남은 리버풀과 다른 결과를 내면서 쓰라린 기억이 아닌 단순한 해프닝으로 김종민의 퇴장을 기억하게 됐다. 전남은 김종민의 퇴장 이후 추가시간 포함 15분을 수적 열세에도 잘 버텨내며 0-0 무승부를 거뒀다.

정규 라운드 상위 팀인 전남은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서울이랜드FC를 상대로 2차 관문을 치르게 됐다. 플레이오프는 오는 24일 오후 4시30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김종민은 이날 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

이장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퇴장이라는 큰 사고로 선수들이 당황할 수 있었지만 전남의 힘을 발휘해 줬다”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끈끈한 힘이 생긴 것 같다. 진정한 우리의 승리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과 훈련장에서도 모든 상황을 상대나 심판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했는데 중요한 자원이 퇴장이라는 큰 변수를 맞았다”며 “플레이오프는 도전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득점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상대에 대한 대처보다는 우리의 분위기를 잘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