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한동훈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인적쇄신 요구는 김 여사 라인을 뜻하는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최근들어 김 여사를 겨냥한 발언 수위를 올리고 있다.
이날도 구체적으로 김 여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을 요구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10·16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한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민심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이후에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를 염두에 두고 미리 포석을 깔아두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과거 최서원씨의 경우에는 직책이 없이 비선에서 역할을 해서 문제가 된 경우 아닌가. 이번에는 다 본인들 직책이 있지 않나”라며 “그 직책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서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저희들이 지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윤계에선 반발하고 있다.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중진 권성동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제까지 이런 얄팍한 정치공학은 여지없이 실패해 왔다. 김영삼 정부, 노무현 정부 모두 당정 갈등 때문에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며 한 대표와 친한계를 비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인적 쇄신, 뭐가 잘못된 게 있나”라며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