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에 ‘분홍 원피스’ 건네는 김정은… 이미지 띄우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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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이재민에 ‘분홍 원피스’ 건네는 김정은… 이미지 띄우기 급급
  • 입력 : 2024. 09.14(토) 09:46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8~9일 이틀에 걸쳐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찾아 수해민들을 위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수해로 임시 천막에서 지내고 있는 아동에게 백화점에서 사왔다는 원피스를 대보고 있는 모습. 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피해를 입은 이재민 아이에게 원피스를 선물하는 사진 등이 보도되면서 ‘애민 지도자’라는 이미지 띄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확인시켰다.

최근 북한 노동신문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44장 등에는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찾아 수해민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담았다.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에서 연설하는 사진 6장 등은 별도 기사에 따로 실리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북한으로 운송수단 이전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비웃듯 한 편에 실린 신형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차량과 맨바닥에 앉은 수재민의 모습이 이질감을 자아냈다.

당시 북한 전 지역 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웃돌았으며 김 위원장은 이재민들이 머무는 천막에도 찾아가 ‘인민을 사랑하는 어버이’의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한 여자아이에게는 평양 대성백화점에서 구입했다는 원피스를 건넸는데, 사진 속에서 아이와 아이 엄마로 보이는 여성은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만 사진 속 이재민 천막의 환경은 자갈돌 위에 얇은 퍼즐식 매트가 깔려있고, 선풍기 한 대가 겨우 돌아가고 있는 등 매우 열악했다.

앞서 지난 7월 말에는 북중 접경지대인 평안북도와 자강도 일대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를 둘러보기 위해 ‘최고지도자가 경호 우려를 무릅쓰고’ 구명조끼도 없이 고무보트에서 수해 현장을 찾은 모습이 공개됐다.

북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고위 탈북민은 “김정은 머리에는 구호물품이 뭔지 개념도 없을 것”이라며 “‘보여주기식’ 쇼를 해야 하니 아랫사람들이 백화점에서 돈도 안 내고 예쁜 옷을 집어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향후 10년간 매해 20개 지방지역에 새 공장을 건설해 지방 생활 수준을 향상하겠다는 ‘지방발전 20x10’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당 공사에 동원되는 군·주민 인력과 현장 책임자들의 부담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정권수립 기념일(9월9일) 76주년 기념 연설에서 20x10정책 추진을 다그치는 데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등 자재·설비·재정이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건설 속도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