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세계박람회장 국제관에 위치한 워케이션 거점 오피스에서 워케이션 참여자들이 일하고 있다. 여수시 제공 |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 1월 2일 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시무식을 통해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새해 첫 화두로 제시하며 2024년을 지방소멸 극복 원년으로 삼을 것을 선포했다.
이는 전남 22개 시군 중 순천과 광양을 제외한 20개 지자체가 소멸위험지역으로 지정되며 전남의 지방소멸은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전남도는 출생률 반등과 생활인구·외국인 등 새로운 인구 유입으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인구대전환 전남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다양한 정책 및 지원을 통한 지방소멸 극복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15개 실·국과 유관기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인구대전환 전담팀(TF)’을 운영, 출산부터 보육, 교육, 일자리 등 전 생애주기에 걸친 인구 활력 시책 발굴에도 나섰다. 가족·기회·유입·안착·공존 5대 분야 100개 과제를 발굴해 인구대전환의 기적을 이룬다는 구상으로, 오는 2030년까지 1조3187억원(도비 4856억원) 규모의 20대 핵심 과제를 추진한다. 출생부터 노년까지 도민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며 인구 유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남도의 다양한 정책을 살펴본다.
●출산부터 양육·돌봄까지 ‘부담 덜어요’
전남도는 전국 최초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2025년부터 ‘출생기본수당’ 을 지급한다. 이는 그동안 10세 이하 아이들에게만 지원하던 정책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아이 양육에 대한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부모 모두가 전남에 주민등록을 두고, 2024년1월 이후 전남에 출생신고한 아동을 대상으로 매월 10만원씩 18세까지 지급된다.
시·군에서도 해당 지역에서 태어난 출생아에게 매월 10만원씩 출생 수당을 지원할 계획이며, 전남도는 현금, 지자체는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전남도와 시·군 출생수당을 모두 함께 받을 경우 18년간 한 아이당 432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두 자녀의 경우 8600만원, 세자녀의 경우 1억3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양육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임신·출산·육아 통합 플랫폼 구축, 전남 쑥쑥키움 꿈자람 유아놀이터 조성, 초등자녀돌봄 탄력근무장려금, 전남형 조부모 손자녀 돌봄 수당, 전남형 시간제 보육 확대 등을 통해 양육·돌봄 틈새 보완에도 나선다.
●‘전남에서 살아보기’…농촌 체류형 프로그램 운영
5일은 도시, 2일은 농촌에서 사는 이른바 ‘5도 2촌’ 추세를 반영해 농촌 세컨드홈 활성화 정책 강화를 통한 관계 및 생활인구 확대에도 나선다.
전남도는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전남 맛보기(2박3일)’, ‘전남에서 살아보기(2~6개월)’등 단기 프로그램부터 10개월 이상 거주하는 장기 거주형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농촌의 매력을 알리며 귀농인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전문 실습 교육이 가능한 ‘귀농산어촌 체류형 지원센터’부터 월 1만원의 임차료로 최대 5년간 거주할 수 있는 ‘전남형 만원 세컨하우스’ 등 정착 단계별 맞춤형 지원 확대도 특징이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워케이션’을 활용한 ‘전남도 블루워케이션’ 사업도 눈여겨볼만 하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원하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근무도 하는 새로운 근무형태를 말한다.
이에 전남도는 지난해 시군 공모를 통해 여수시를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 지난 5월 여수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블루워케이션센터를 개소했다. 프로그램 참여자는 섬, 해양, 산림 등 전남 천혜의 자연환경과 음식을 즐기며 일과 휴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으며, 여가 시간에는 아쿠아리움, 요트체험 등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화순군에 위치한 만원임대주택 전경. 화순군청 제공 |
비혼과 저출산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과도한 주거비를 파격적으로 낮추고 다양한 특권을 제공해 전남을 청년들이 향하는 매력적인 정주 환경으로 탈바꿈하는데도 앞장선다.
이를 위해 전남도는 전국 최초로 ‘전남형 만원주택’을 건립·공급하고, ‘청년 농촌보금자리’, ‘화순 백신특구 바이오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일자리 연계형 공공주택도 확대해 청년 일자리 확대와 거주 지원에도 나선다. 이와 더불어 ‘전남청년희망펀드(200억원)’와 ‘전남미래혁신산업펀드(5000억원)’을 조성,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단단한 일자리 창출 생태계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전국 최초 주4일제를 도입해 연구·전문인력 등 우수인재 유입에도 적극 대응하며, 지역협력 유보교육·돌봄 강화,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 시즌2로 지역 중심 혁신 교육정책을 통한 인재 발굴도 모색한다.
이와 더불어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 수협중앙회, 수협은행,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50여개 공공기관 유치 등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기반으로 한 인구 유입도 꾀하고 있다.
해상풍력 등 미래 신재생에너지 1번지 전남의 특색을 살려 ‘지역활력타운’, ‘새꿈도시(전원주택단지)’ 등 새로운 주거타운을 조성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수익을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 시행을 통해 미래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인구 유입 및 안착에도 박차를 가한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