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으로 의료진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대한의사협회가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도움 안 되는 내부갈등”이라고 언급하며 블랙리스트 작성·유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10일 의협은 입장문을 내고 “‘감사한 의사 명단’ 일명 응급실 블랙리스트 작성·유포로 인해 의료계 내 갈등이 불거지고 국민들께 우려를 끼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일부 의사들의 일탈행동을 이용해 의료대란의 책임을 의료계에 전가하려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함으로써 촉발된 의료대란 사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각종 회유책과 협박을 반복한 것이 의료계 내 갈등 발생의 원인임을 분명히 밝힌다”면서도 “명단을 작성한 회원들의 절박함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공격하고 비난해 동료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했다.

의협은 “의료계 내부 갈등은 사태 해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각별히 유념해 명단 작성·유포를 중단하고, 모든 회원들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 강행을 저지하기 위한 단일대오를 형성,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을 유념해 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의협은 명단 유포에 따른 피해사례 발생 시 회원 간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명단 유포 피해자의 직접 고발 없이 정부의 유불리에 따라 선별적으로 수사 대상자를 특정해 수사하는 경찰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경찰은 의협 회원들 개인 간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양쪽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파렴치한 수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