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첨단기술과 문화로 미래를 디자인하는 광주’를 주제로 열린 스물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5일 열린 광주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민주화의 도시 광주가 첨단기술도시, 글로벌 문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긍정적’, ‘과감하게’, ‘적극적’ 등 특유의 거침없는 언사를 통해 광주 현안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노력을 약속했다.
●광주 미래 먹거리 산업 ‘청신호’
윤 대통령은 이날 첫번째로 광주 미래먹거리인 AI와 미래차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지원하겠다 밝혔다. 윤 대통령은 광주를 미래차 핵심부품 공급망의 전초기지로 삼고 올해부터 5년간 530억원을 투입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추진, 자율주행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을 본격화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광주 자율주행 소부장 특화단지에 입주한 완성차 기업과 70여개 소부장 기업이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우선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올해부터 5년간 약 200억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인지·제어·통신 등 3대 분야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올해부터 도입될 국내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와 연계해 단지 내에 국제인증 대응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자율주행 안전 성능평가·인증 지원센터(테스트베드)’도 새롭게 구축한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3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AI 영재고 설립과 관련해선 “2027년 개교 목표로 AI 영재고 설립을 추진하는데 국비와 지방비 분담 협의가 안 돼 내년도 국가 예산에 아직 반영이 안된 모양”이라며 “빨리 매듭 지어 국회에서 증액해서 할 수 있도록 우리 당(국민의힘)에도 얘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게 빨리 빨리 (분담)협의를 마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래차 산업 선도 지역 육성
광주 미래차 국가산업단지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사업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민생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미래차 국가산단 신속 조성 지원 방안’을 보고했다.
국토부는 광주 미래차 국가산업단지의 조성을 위해 정부가 국가전략사업으로 선정을 검토해 산단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해제 추진을 지원하고, 산업단지계획 승인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중앙·지방정부 간 공조 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330만㎡(100만평) 규모의 미래차 국가산단 용지 내 96%가 그린벨트인 만큼 국가 전략사업에만 적용되는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실행할 방침이다. 지난해 지방에서 추진하는 국가 전략사업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 총량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광주 미래차 국가산단 용지 내 그린벨트 가운데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24% 땅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문화허브 도시 조성
윤 대통령은 광주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허브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광주가 광주비엔날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국립박물관 등 전국에서 손꼽히는 문화예술 인프라를 갖춘 문화중심 도시”라고 평가하면서 “광주의 국제적 문화예술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2027년까지 1181억 원을 투입해 비엔날레 전시관을 신축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과거 기피시설이었던 상무소각장 부지에 내년까지 516억원을 투자해 광주대표도서관을 건립하고, 2028년까지 436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복합 문화 커뮤니티 시설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국립광주박물관에는 내년까지 299억원을 투입해 도자문화관을 건립해 신안 해저 유물과 아시아 도자 문화를 망라하는 거점을 만들 예정이다.
이와함께 지난해 봄 남부 지방에 닥친 가뭄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한 물 공급 방안의 중요성도 언급하며, 영산강의 수질 개선과 수량 확보를 통해 광주 시민의 식수원으로 영산강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군 통합공항 이전도 협의
윤 대통령은 광천권역 복합쇼핑몰 교통인프라 확충도 약속했다.
이날 강기정 시장은 “광천권역은 복합쇼핑몰, 백화점 확장, 아파트 재개발 등으로 교통지옥이 예상되는 곳이다”며 “간선급행버스체계(BRT)와 더불어 광천-상무 도시철도 지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광주시민들께서 복합쇼핑몰을 이용하면서 풍요로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여러 측면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며 “광천-상무 도시철도 지선 건립은 국토부에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민·군 통합공항 이전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이 건의한 민·군 통합공항 이전과 관련,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민·군 통합공항 이전)을 군에 이야기했다”며 “국방부로 하여금 전남과 적극적으로 협의를 하고, 잘 협의가 돼서 빠른 시일 내에 송정비행장(광주 군공항)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