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고령 출전’ 이보나 “선배로서 책임감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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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韓 최고령 출전’ 이보나 “선배로서 책임감 크다”
2024 파리 올림픽 광주·전남 태극전사 <2>
30~31일 사격 여자 트랩 출전
2004년 아테네 대회서 銀·銅
  • 입력 : 2024. 07.22(월) 11:44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한국 사격 국가대표팀 이보나가 지난 2018년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더블 트랩 경기에 임하고 있다. 뉴시스/AP
신안에서 태어나 농성초-광주서광중-전남여고를 나온 이보나(43·부산광역시청)가 사격 인생 마지막이 될 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더블 트랩 은메달, 트랩 동메달을 차지하며 깜짝 활약을 펼쳤던 그는 20년 만에 영광을 재현해 사격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이보나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다. 실력이 더 좋아진다면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생각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이다”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부담도 되고 의욕도 더 크지만 생각을 줄이고 원반에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23살의 나이로 2004 아테네 올림픽에 나서 한국 최초로 클레이 사격(산탄총)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기록은 20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한국 선수단 중 최고령으로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기록에 도전하는 셈이다.

이보나는 “20년 전에는 어린 나이에 멋모르고 나갔다가 메달을 두 개나 땄는데 그게 이렇게까지 무거워질 줄 몰랐다. 감회가 새롭다”며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재밌게 쏴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무대에 나서는 그의 목표는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클레이 사격 실업 팀은 여덟 곳, 이 중 세 팀은 인원 부족으로 대회가 열려도 개인전에만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보나는 “후배들을 위해서 선배로서 무언가 반드시 남기고 가야 한다. 책임감이 굉장히 크다”며 “클레이 사격 실업 팀이 적은 상황이지만 이번에 메달을 따서 관심이 높아지면 좋은 환경의 실업 팀도 생기고 진로를 선택하는 선수들도 늘어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한 당부도 남겼다.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과인 만큼 메달이라는 결과보다는 본선에 나서는 과정에 집중하고 자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다.

그는 “선수들에게 더 오랫동안 운동을 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며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고 해서 행복만 있는 것은 아니고, 메달을 못 땄다고 해서 실패한 것도 아니다. 올림픽을 인생의 목표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출전에 자부심을 갖고 끝까지 자기 자신을 잘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