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토란·백세미, 술로 변신…지역사회 공헌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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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곡성 토란·백세미, 술로 변신…지역사회 공헌 ‘노력’
곡성 특산물 활용 ‘시향가’주조장
증류식소주·탁주 등 해외 수출길
대체의학 전공 살려 주조 활용
지역 예비사회적기업 인증 목표
  • 입력 : 2024. 07.22(월) 11:22
  • 글·사진=조진용 기자
양숙희 시향가 대표가 막걸리에 사용하는 재료를 살펴보고 있다
곡성 시향가 주조장에서 막걸리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토란. 시향가는 토란 편을 내어 건조시켜 술을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다
양숙희 시향가 대표가 막걸리 발효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시향가는 5년째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 일원에서 토란탁주 등을 생산해내고 있다
곡성지역의 대표 특산물 토란을 활용한 탁주부터 미국 유기농인증을 받은 고품질쌀 ‘백세미’를 사용한 소주까지 선보이며 지역 특산물의 우수성을 술로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주조장이 있다.

5년째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 일원에서 토란탁주 등을 생산해내고 있는 시향가(대표 양숙희) 주조장이다.

최근 토란탁주가 미국 수출길에 올랐으며 일본, 홍콩 등 수출판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자동화율 향상으로 판로를 넓혀나가기 위해 신공장구축과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을 획득해 지역 공동체 가치 실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 2019년 8월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 일원에 문을연 시향가
●토란의 고장 곡성 탁주로 승화

곡성군 곡성읍 낙동원로 20.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 골목에 들어서자 상가 입구에서 뿌연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시향가’라고 큼지막한 글씨가 쓰인 상가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양숙희 시향가 대표가 반긴다.

지난 2019년 8월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 일원에 99.175㎡(30평) 규모 시향가 주조장 문을연 양 대표는 같은해 11월 토란을 활용한 탁주 500㎖ 제품을 시중에 처음 선보였다.

막걸리에 토란을 접목한데는 시어머니의 요청이 있었다.

양 대표는 “전국 토란재배면적 60%를 차지하는 곳이 곡성이다. 토란은 미끈거리고 끓는 쌀뜨물에 소금을 넣고 삶아야 식재료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양조장에서도 선호하지 않는 재료이다”며 “시어머니도 토란 농사를 직접 지으셨다. 토란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 고스란히 버려야해 매번 안타까워했다. 토란 활용방안을 찾던중 토란 주성분이 탄수화물이라는 점에서 발효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토란 편을 내어 건조시켜 술을 만드는데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토란 탁주 외에도 약주·증류식 소주 등 제품을 구분·생산해 내고 있다.

주요 제품들은 멜론막걸리, 토란 원액으로 만든 시향가프리미엄, 체리약주 등이다.

제품들은 마켓컬리등 100% 온라인 유통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난 2022년에는 전국롯데마트 보틀벙커 매장에 납품되며 지난해 매출 3억원을 기록했다. 양 대표가 토란을 활용한 술을 만들고 시향가를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16년 전남과학대학교 대체의학을 전공하면서부터다.

건강에 관한 다양한 식재료를 학습한후 졸업작품으로 흑염소 중탕액을 쌀과 함께 발효한 술을 제출했고 지도교수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흑염소 중탕액을 발효한 술은 고문헌에도 등장하는 무술주·황구주라는 술에서 착안한 것으로 동물성 단백질이 주성분인 육류를 중탕액으로 만들어 쌀과함께 발효시킨 보양주로 대표적인 약주에 해당하는 술이다.

대학생 시절 처음 만들어본 술을 시작으로 흥미와 관심이 생긴 양대표는 전남청년창업사관학교의 1:1 지도, 설비 지원 등을 통해 시향가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곡성 특산물 토란을 활용해 만든 ‘토란 탁주’
●지역쌀 활용 소주 출시

안정적인 판로에 안주하지 않고 전통주에 사용할 원료를 찾던중 지역 특산품인 백세미를 접하게 됐다. 곡성 석곡농협에서 백세미를 구입한 양대표는 증류식 소주를 만들어 5년 동안 옹기에 숙성시켜 ‘숙희59’라는 제품명으로 지난 1월 시장 출시 했다. 지역 온라인 쇼핑몰인 곡성몰에서 100병만 한정 판매했으며 1병당 30만원의 고가 소주였지만 판매 3일 만에 완판됐다.

숙희59에 쓰인 백세미는 전남 10대 고품질 쌀로 미국 유기농 인증(USDA-NOP)까지 받은 최고급 쌀이다.

누룽지향이 나는게 특징으로 소매점에서 10㎏·1포대가 6만원에 팔릴정도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쌀이다.

숙희59는 백세미로 지은 고두밥과 물·누룩만을 원료로 사용해 만들었다. 높은 온도에서 증류하는 상압 방식으로 술을 내려 옹기에서 5년 이상 숙성한다. 상압 방식으로 증류한 덕분에 백세미의 고소한 누룽지향과 맛이 강하게 남는다는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숙희59가 1월 완판 됐지만 2019~2020년에 제조한 50ℓ를 저장중이다. 39도 형태로 오는 8월23일 시향가 창립기념일 판매예정이며 가격은 유통업체와 협의중이다.

●공장 확충 공동체 가치 추구

시향가는 해외 시장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1000만원 상당의 토란 탁주가 미국 맨하탄에 수출됐다.

양 대표는 “조만간 살균시설을 갖춰 가까운 일본부터 홍콩, 영국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나가려 한다”며 “탁주를 완전히 발효한다고 해도 플라스틱 뚜껑은 온도 등 외부 요인에 의해 폭발위험이 있어 안전을 위해 유리병을 사용했고 크라운캡을 적용해 수출에 용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신공장 구축과 지역사회 공헌에 이바지하는데 매진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기차마을전통시장 인근에 1400평 규모 부지를 매입해 110평 규모 스마트공장을 준비하고 있다. 저온창고와 다양한 스마트 설비 등으로 자동화율을 높일 계획이다”며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연내 인증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영리를 추구하되 공동체적 가치 실현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