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권옥>베짱이도 우울·불안 상담이 필요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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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권옥>베짱이도 우울·불안 상담이 필요할 때가 있다
문권옥 전남도 건강증진과장
  • 입력 : 2024. 07.09(화) 18:17
‘개미와 베짱이’라는 이솝 우화가 있다. 근면 성실한 개미와 게으른 베짱이 이야기를 통해 미래를 계획하고 대비하는 선견지명에 대한 교훈을 담고 있다.

상상해 보면, 개미 입장에는, 무더운 여름 동안 겨울 대비를 했으니 얼마나 많은 수고를 했겠으며, 더구나 오가는 길에 빈둥거리는 베짱이 때문에 받았을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빈둥거리며 노래만 불러댔던 베짱이는 마냥 행복했을까?. 하루해가 저문 후 찾아오는 공허함과 고독, 혼자 있는 베짱이가 가지고 있을 법한 미래에 대한 우울과 불안함을 상상해 본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세계정신건강통계(World Mental Health Report)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의 우울장애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3,153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2,471명) 대비 27.6% 증가했다. 불안장애 환자도 인구 10만 명당 4,802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3,825명) 대비 25.5% 증가했다.

2021년 발표된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우울증은 1위(36.8%), 불안 증상은 4위(29.5%)로 나타났으며, 우울증을 겪고 있는 국민이 2022년 기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압축성장 과정에서 경제적으로는 기적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반면, 스트레스 증가, 가족 구조 변화로 인한 사회적 지지망 약화, 일과 삶의 불균형 등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들은 종종 일상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압박을 잘 관리하지 못하며, 이는 가족 관계, 직장 생활,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정신건강 문제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예방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한 상담 서비스가 시작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이다. 일상의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는 도민을 대상으로 언제든 전문가의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우리 도는 두 가지 방향으로 상담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첫째는 정신건강 심리상담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기관 확충이다. 상담 서비스 제공기관 등록이 가능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전문요원,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 임상심리사, 임상심리전문가, 상담심리사, 전문상담사가 대상이다.

둘째는 상담 서비스가 필요한 도민 한 분이라도 놓치지 않도록 잘 안내하는 것이다. 서비스 신청이나 문의는 소재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가능하다. 상담 서비스 제공이 결정되면 1회 50분 이상 1년간 총 8회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비용은 1회 7만~8만 원인데 소득 기준에 따라 전액 바우처로 지원되거나 30%의 본인부담금이 있다.

우울과 불안을 겪고 있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상담 서비스는 개인이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고, 적절한 대처 방법을 찾으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같은 의미에서 이번에 서비스를 시작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은 우리나라의 취약한 정신건강 통계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이 도민의 고단함과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우울과 불안함까지 보듬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