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취재1부 기자 |
당초 지난달 말 가격 조정을 위한 회의를 완료했어야 하지만, 최대 인상분을 원하는 낙농가와 동결을 요구하는 유업계 사이 견해차로 이달 말까지 협의 기간이 연장됐다. 예상된 올해 원유 가격 인상 범위는 생산비 상승분에 지난해 음용유 사용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상황을 반영, 생산비 상승분의 0~60%인 리터 당 0~26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윳값 협상 소위원회는 정확한 협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달 말까지 용도별 원유가격 협상과 용도별 물량 협상, 원유가격 산정체계 개편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협의된 가격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8월1일부터 반영된다.
이번 가격 협의 쟁점은 낙농가와 유업계의 원윳값 인상폭 줄다리기다.
낙농가는 사룟값 등 매년 증가하는 생산비로 원윳값 최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낙농가의 우유 생산비는 리터 당 1002.85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권고한 최대 인상폭인 26원도 생산비 증가율의 60%일 뿐이라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업계는 지난 3년 동안 오른 원윳값, 물가상승 및 음용유 사용량 하락과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유업계가 사용한 음용유량은 169만톤으로 전년(172만5000톤) 보다 2% 낮아졌다.
현재 유제품 가격은 음용유용 원유 기준 리터당 1084원으로 최대 인상폭 결정 시 1110원까지 늘어난다. 원윳값이 오르면 치즈, 아이스크림 등 관련 가공식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8월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을 8.8% 올리자, 롯데 웰푸드는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최대 25% 올렸으며 빙그레도 메로나 아이스크림 가격을 17.2% 인상한 바 있다.
동결 또는 인상, 이번 협의로 결정될 결과 모두 개운치 못하다. 동결시 지역 내 많은 낙농가가 경영난에 시달릴 것이며 유업계도 동결이 된다고 해도 인건비 등 각종 제반비용 상승으로 우유 제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상이 확정될 경우, 우유 제품마저 줄인상 기조에 동참하며 소비자의 피로를 더하게 된다. 최근에는 국내 우유 제품이 아닌 저렴한 가격의 해외 멸균우유 제품에 시선을 돌리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원유 가격 인상폭 협의도 중요하나 국내산 우유가 외면받지 않기 위해 정부, 낙농가, 유업계간 미래를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