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에게 마지막 찬사 '꽃신 신고 훨훨'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일반
망자에게 마지막 찬사 '꽃신 신고 훨훨'
13일 국립남도국악원 진안당
국립국악원 순회공연 개최
지역별 ‘상여소리’ 주제 무대
  • 입력 : 2024. 07.08(월) 11:20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국립국악원이 오는 13일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에서 상여소리를 주제로 한 공연 ‘꽃신 신고 훨훨’을 선보인다. 국립남도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은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들 사이의 ‘마지막 축제’인 장례 절차에서 불렀던 지역별 상여소리를 한데 엮은 ‘꽃신 신고 훨훨’ 공연을 오는 13일 대극장 진악당에서 선보인다.

‘꽃신 신고 훨훨’은 2023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상여소리’를 주제로 제작한 공연이다.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우수공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립남도국악원은 유지숙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의 첫 정기공연 작품이었던 이 작품을 김충한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의 안무를 더하고 새롭게 꾸며 순회공연에 맞게 재구성해 선보인다.

‘상여소리’는 망자의 슬픔과 그리움을 위로하고 남은 이들에게 힘을 더한다. 상여(喪輿)는 망자(亡者)의 시신을 묘지까지 나르는 가마와 비슷하게 생긴 도구로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30여 명의 사람들이 어깨에 메고 가는데, ‘상여소리’는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소리를 뜻한다. 고인을 보내는 슬픔과 망자를 추억하는 그리움을 달래면서 상여꾼들의 고된 노동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우는 ‘상여소리’는 우리 음악이 품은 섬세한 감정과 표현의 다양성이 녹아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은 서도, 경기, 남도 지역의 상여소리를 비롯해 죽음을 다룬 노래와 음악으로 구성된다. 처연하고 담담한 ‘서도 상여소리’, 인생의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는 ‘경기 상여소리’, 흥으로 삶의 미련 날려 보내는 ‘남도 상여소리’로 삶과 죽음의 정서를 감상할 수 있다. 또 민요 잡가, 판소리, 무속음악 등을 한데 엮어 민속음악에 담긴 삶과 죽음의 조각을 맞춰간다.

공연은 슬픔을 다 내려놓은 듯 처연하고 담담한 북녘의 소리로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서도 상여소리’를 시작으로, 삶의 인연과 그로 인해 얽히는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는 ‘경기 상여소리’가 그 뒤를 잇는다. 마지막 ‘남도 상여소리’에서는 미련까지 훨훨 날려 보내는 신명과 다채로운 장단이 어우러져 흥겨움을 더할 예정이다.

지역별 상여소리 이외에도 제전과 상구소리, 산염불, 이별가, 진도다시래기, 진도씻김굿과 지전춤, 판소리 심청가 중 상여소리 등 지역별 민요와 판소리도 함께 선보인다.

유지숙 민속악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으로 노랫말 속에서, 삶과 죽음은 따로가 아니라 하나라는 죽음에 대한 옛사람들의 통찰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