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기록’ 13점 차 역전은 기적…15점 차, KIA 스스로도 못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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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세계신기록’ 13점 차 역전은 기적…15점 차, KIA 스스로도 못 믿었다
KIA, 키움에 6-17 참패… 3연패 늪
임기영 1.1이닝 5실점 ‘조기 강판’
‘구원 등판’ 김건국 1이닝 10실점
  • 입력 : 2024. 06.28(금) 22:19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임기영이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5차전에 선발 등판해 숨을 고르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사흘 전, 롯데자이언츠에 13점 차 리드를 뒤집히며 최다 점수 차 역전 세계신기록의 불명예를 쓴 KIA타이거즈. 키움히어로즈를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15점을 내주자 모두가 포기했다. 관중들은 3회초부터 아주 빠르게 자리를 떴고, KIA 벤치는 일찌감치 포수 김태군과 3루수 김도영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KIA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5차전에서 6-17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KIA는 올 시즌 45승 2무 33패(승률 0.577)를 기록했다.

최근 3연패에도 행운의 선두 수성에 성공하고 있는 KIA다. 이날 역시 2위 삼성라이온즈(1.5경기 차)와 3위 LG트윈스(2경기 차)가 나란히 패배하면서 승차가 유지된 것이 큰 행운이었다.

졸전이었다. 1회초 2실점, 2회초 3실점하며 초반 기세를 뺏겼고 이 직후 더 큰 충격이 기다리고 있었다. 3회초에만 무려 10실점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경기가 많이 남았다고 희망을 품기엔 사흘 전 롯데가 KIA에게 13점 차를 뒤집은 것이 세계 최초의 기록이었다.

선발 임기영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1회초 1사 후 도슨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를 맞았고 김혜성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선제 실점했다. 이어 송성문을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최주환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했다.

2회초에는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더 흔들렸다. 1사 후 김건희에게 땅볼을 유도했으나 유격수 홍종표의 송구 실책이 나왔고, 장재영에게는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 이어 이주형에게 중월 홈런을 맞으며 0-5까지 끌려갔다.

임기영은 홈런을 내준 후에도 영점을 잡지 못했다. 도슨에게 볼넷을 내줬고, 김혜성에게 2루타를 맞으며 1사 2·3루 위기에 처했다. 결국 김건국이 구원 등판하며 45구 만에 조기 강판됐다. 1.1이닝 5실점(4자책).

KIA타이거즈 김건국이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5차전에 선발 등판해 숨을 고르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김건국은 송성문을 플라이, 최주환을 땅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다음 이닝, 더 큰 충격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 이닝에 두 자릿수 실점이라는 대굴욕이었다.

김건국은 3회초 선두타자 변상권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고영우의 땅볼에 선행주자를 처리했다. 하지만 김건희에게 안타, 장재영에게 적시타를 허용했고 포수 김태군의 포구 실책이 겹쳤다.

이어 1사 1·3루 위기에서 이주형과 도슨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 실점을 줬고, 이어진 1사 만루 위기에서 김혜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0-9까지 끌려갔다.

이범호 감독은 배터리에 변화를 줬다. 김태군을 불러들이고 한준수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웠다. 교체 이후 김태군과 나란히 서 한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준수가 올라간 뒤에도 상황에 큰 변화는 없었다. 김건국은 송성문과 최주환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0-11로 끌려갔고, 변상권에게 볼넷을 주며 다시 1사 만루 위기에 처한 뒤에는 고영우에게 땅볼을 유도했으나 3루수 김도영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2실점을 허용했다.

김건국이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동안 8실점했지만 벤치가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이미 사직 원정에서 김도현이 41구를 던지면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불펜 자원으로 김사윤이 유일했다. 결국 김건국은 김건희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0-15, 10실점(8자책)을 채운 뒤 김사윤과 교체됐다. 투구 수는 57개.

15점 차. 역전이라는 희망을 품기엔 격차가 너무 컸다. KIA의 패배 확률은 99.9%, 승리 확률은 0.1%. 일부 관중들은 일찌감치 귀갓길에 오르기 시작했고, 이범호 감독도 3루수 김도영을 5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변우혁으로 교체했다.

KIA는 뒤늦게 영양가 없는 득점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4회말 한준수의 적시 2루타로 1-15, 6회말 한준수의 적시 2루타와 서건창의 희생플라이, 변우혁의 적시타로 4-15가 됐다.

하지만 8회초 김혜성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다시 4-16으로 격차가 벌어진 뒤 8회말 박찬호의 적시 2루타와 상대 투수 김연주의 폭투로 6-16이 됐으나 9회초 최주환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6-17, 참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