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K-실크로드'로 중앙아 공략…미래공동번영 기틀 닦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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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K-실크로드'로 중앙아 공략…미래공동번영 기틀 닦기
  • 입력 : 2024. 06.15(토) 13:17
  • 뉴시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타슈켄트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 공화국 특별전략적동반자 관계 심화 및 포괄적 확대를 위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중앙아시아 순방을 통해 한국 최초의 중앙아시아 특화 전략인 ‘K-실크로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미국, 중국, EU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중앙아시아를 5박 7일간 돌며 강대국들과 차별화된 ‘한국형 협력 모델’을 알리면서 기존 협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우리 기업의 활동 무대를 확장했다는 평가다.

‘K-실크로드’는 우리나라의 기술력·혁신 역량과 중앙아시아의 자원·발전 잠재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기존 협력의 방향성은 유지하되, 원자력·기후변화 대응·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영역을 융합해 ‘지속가능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3개국을 모두 국빈 방문했다.

3개국 모두 천연가스·원유 등 에너지 자원과 리튬·우라늄·텅스텐 등 핵심광물의 보고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에서 필수 협력국으로 꼽힌다.

이번 중앙아시아 순방에서 대통령실은 ▲공급망 확보 ▲우리기업의 국책사업 수주 ▲교역·투자 확대 등을 중점 목표로 삼았다.

이들 모두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왔던 사안들이나, 그동안 안보·가치 중심의 외교에 주력하면서 중앙아시아와의 관계 발전에 진척이 더딘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앙아시아가 ‘실크로드’의 부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정학적, 지경학적 요충지인 중요성이 부각되자 윤 대통령은 한국의 강점을 앞세워 재공략하기 좋은 시점이라 판단, 기존 협력 분야를 강화하되 미래의 공동번영을 꾀할수 있는 분야를 융합해 ‘K-실크로드’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협력 분야인 에너지, 핵심 광물, 플랜트 등에 있어서는 현지 해당분야 협력에 주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첫 순방국이자 천연가스·원유 등 에너지 부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가스전 4차 탈황 설비 사업과 키얀리 플랜트 정상화 사업, 요소 암모니아 비료공장 건립 사업 등 플랜트 분야에서만 총 60억 달러(8조260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또 투르크메니스탄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과 달리 무역관련 협약이 체결되지 않아 무역·투자에 한계가 있다 판단,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처음으로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TIPF)를 체결, 양국간 기업간 협력의 기반을 구축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핵심 광물에 대해 사실상 최상급의 협력 단계를 이끌어냈다.

두 나라 모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심광물의 공급망 협력과 관련해 3~4건의 MOU를 맺었다. 양국과 공통적으로 맺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는 지질조사-탐사-개발-정련-제련-상용화 등 전주기에 걸쳐 한국의 참여를 보장한다.

또 두 나라 핵심광물 개발 과정에서 경제성이 확인되는 광물에 대해 우리 기업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가 되는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은 물론 ‘경제안보’의 네트워크가 확대될 것으로 대통령실은 기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순방에서는 핵심광물 협력에서 한발 나아가 원전건설 사업의 우리기업 참여 가능성이 열렸다. 카자흐스탄은 올해 1호 원전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으로 윤 대통령은 원전건설에 우리 기업 참여를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에서는 한국기업이 고속철을 수출하는 첫 성과도 나왔다.

15일 현대로템·한국철도공사와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 간에 ‘철도공사 고속철 6편성 공급계약’(총 2700억원 규모)이 양 정상의 임석하에 이뤄졌다. 한국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고속철이 우리 영토 밖에서 달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양국간 철도 협력을 넘어 우리 고속철의 해외 수출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대통령실은 전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실질적인 협력의 성과물은 없지만 미래지향적 공동 번영의 기반을 닦는 작업에 이번 순방에서 더 공을 들였다고 한다.

실제 상대국 정상들은 플랜트, 인프라, 에너지 등의 전통적 협력 분야보다 반도체, 화학, 기계공학, 스마트농업, 그린에너지 등 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준을 갖춘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중앙아시아에 부는 개혁 바람에 맞춰 이들도 미래성장 동력에 더 주력하고 있어서다.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한-우즈벡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미 시작된 개혁들을 되돌릴 수 없음을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우리가 시작했던 개혁들이 지속되려면 대한민국의 신기술,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핵심광물, 에너지, 교통, 인프라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중앙아시아에 첨단과학기술 허브 구축 등 경제협력의 방향을 지속가능성과 공동번영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3국과의 정상회담 후 도출된 정상 공동성명에는 예외없이 ‘미래분야 상생 발전의 토대 마련’이라는 항목이 명시돼 있다.

해당 항목에는 보건 의료, 행정의 디지털화 등에 대한 협력 확대가 담겼다.

아울러 3국 정상은 우리 정부의 ‘K-실크로드’ 구상을 적극 지지하고, 내년에 열릴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지원하기로 했다. 증앙아시아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지점이다.

대통렬실 관계자는 “이번 순방을 통해 지속가능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의 자원, 에너지, 인프라 협력을 친환경 녹색기술과 원자력, 기후 대응 동행, 디지털 전환 등으로 확대해 중장기적 협력에 대한 디자인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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