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숙 전남서부보훈지청장과 박준석 목포정명여자중학교 교장, 정명여중 3학년 학생 등이 8일 목포정명여중 정명관에서 ‘모두의 오월, 민주를 그리다’ 주제로 열린 찾아가는 민주역사 골든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8일 전남서부보훈지청이 주최·주관한 ‘모두의 오월 민주를 그리다!’ 민주역사 골든벨이 목포정명여자중학교 대강당에서 펼쳐졌다.
민주역사 골든벨은 퀴즈를 통해 자라나는 미래세대가 5·18민주화운동의 의의와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 정신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박준석 목포정명여중 교장은 축사를 통해 “목포정명여고를 졸업하고 전남대 재학 중 노태우 정권에 대해 항거하며 자신의 목숨을 바쳐 민주주의를 염원한 박승희 열사의 동상이 교정에 있을 정도로 우리 학생들의 역사의식은 대단했다”며 “이번 골든벨을 통해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건지 깨닫는 시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출제자로 나선 양홍석 여수고 교사가 시작을 알리자 골든벨에 도전하는 159명의 3학년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예선에 임했다.
‘○×형태’로 진행된 예선 첫 번째 문제는 12·12사태를 묻는 낮은 난이도의 문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볍게 통과했다. 그러나 ‘신군부가 1980년 5월17일 24시를 기준으로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자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전국적인 집회 시위가 계속됐다’는 2번 문제에 ○를 택한 대다수의 학생들이 탈락하며 강당이 술렁였다. 연이어 나온 3개의 문제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16명의 학생들은 먼저 본선에 진출했다.
시작한 지 10분도 채 되지않아 무더기 탈락했던 학생들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재도전의 기회를 노렸다.
단답식으로 진행된 패자부활전은 탈락자 가운데 답을 아는 이들이 출제자 앞에 선착순으로 줄을 서 귓속말로 정답을 말하면 본선에 오르는 방식이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8일 목포정명여중 정명관에서 ‘모두의 오월, 민주를 그리다’ 주제로 열린 찾아가는 민주역사 골든벨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문제를 풀며 5·18의 의의와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 이번 행사는 전남서부보훈지청 주최·주관으로 열렸다. 나건호 기자 |
본선 첫 번째 문제로 1980년 5월21일 계엄군이 철수한 이후 광주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공동체를 유지했는데 광주 시내 도로변에서 아주머니들이 큰 가마솥에 ‘무엇’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줬는가를 묻는 문제였다. 이날 오픈북으로 진행됐기에 학생들은 열심히 책을 뒤져가며 정답인 ‘주먹밥’을 찾아내 화이트보드에 금방 썼지만 일부 학생들은 ‘시민수습대책위원회’, ‘태극기’ 등 기발하면서도 그럴듯한 오답으로 재미와 감동을 안겨줬다.
본선에 오르면서 붙은 자신감은 잠깐, 역대급 난이도의 두 번째 난제가 찾아왔다.
군인이 아닌 시민들이 총을 들고 다니는 것은 평소에는 합법적인 일이 아니지만 당시 시민들의 행동은 역사적으로 ‘무엇’권의 차원에서 정당하게 평가받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로, 정답은 ‘저항’이었다. 학생들은 자유, 항쟁, 불복 등이라는 매력적인 오답을 써내 대거 탈락했으며 오직 정답을 맞춘 2명만이 결선에 올랐다.
탈락자 가운데서도 여러 문제를 거쳐 총 6명의 수상자가 탄생했다. 수상 학생은 △대상 김수아양 △최우수상 이지원양 △우수상 전효주양 △장려상 백유나·심인서양 △참여상 박보윤양이며 상품으로 문화상품권 1만원부터 최대 10만원까지 지급됐다.
이날 최후의 1인이자 골든벨의 주인공이 된 김수아양은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 역사선생님을 꿈꾸기도 했는데 1등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5·18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역사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이날 민주역사 골든벨 행사에 참석한 이향숙 전남서부보훈지청장은 “광주·전남의 5월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한 획을 긋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역사라는 사실을 잊지않길 바란다”며 “모두 좋은 성적 거두고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 발전을 이끌어가는 각자의 자리에서 멋진 사람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향숙 전남서부보훈지청장(왼쪽에서 세번째)과 박준석 목포정명여자중학교 교장이 8일 목포정명여중 정명관에서 ‘모두의 오월, 민주를 그리다’ 주제로 열린 찾아가는 민주역사 골든벨을 마친 뒤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