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류진창>지도자는 그 나라 수준에 맞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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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류진창>지도자는 그 나라 수준에 맞춰진다
류진창 ㈜와이드팜 회장·수필가
  • 입력 : 2024. 03.03(일) 14:29
류진창 수필가
이제 우리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선거 날이 불과 달포 남았다.

그동안 뽑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겠다는 나의 줄기찬 소신이었음에도, 막상 투표소에 들어서면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만은 그러지 않겠다는 생각을 다져본다. 그동안 별러왔던 중앙정치에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지향점을 가지고 직접 선거를 통해 우리의 대표를 선출하는 정치 행사에 참여할 다짐이다. 작년 이맘때는 코로나 공포로 인사절하여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시류가 우리를 억압했는데 올해는 다르다.

그동안 듣도 보도 못했던 사람이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아냈는지 밤낮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뺏어간다. 본인의 경륜과 간단한 공약이 담긴 광고판으로 문자 폭탄 세례를 퍼붓는 것이다. 가입된 단체 카톡에도 같은 그림이 올라오니 조금은 귀찮고 싫다. 어김없이 당의 유력인물과 같이 찍은 사진을 붙이거나 즐비한 이력이 쓰여있다. 하나같이 본인이 공천 후보 적임자라며 지지해 주라는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크고 작은 모임에 정당 색깔 옷을 입은 후보들이 폴더인사를 한다. 이렇게 간절한 마음을 다하여 뽑히고 나서도 그 낮은 자세가 이어지길 바란다. 우리 지역은 특정 정당의 예선이 본선보다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토착 병폐다. 특정 정당만을 막무가내로 지지하는 것이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지만, 이 또한 민심이라면 힐난하기보다는 엄연한 천심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유력한 정치인이 특정 지역에 사람다운 인물을 공천하지도 않고 지역 편향 정서만을 나무란다고 일갈하였다. 특정 지역을 포기하는 정치를 포기하지 말라는 그 말에 강한 지지를 보낸다. 지역 갈등은 대립으로 이어지는 배타의 정치에 국민을 볼모로 정치인이 그어놓은 선이란 점을 우리는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지역 갈등에 휘둘리지 않는 주인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말만 앞세우는 동서화합이 선거철만 되면 극단의 선을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 지역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특정 정당의 유불리 게임에 국민을 이용한 것을 우리는 휘둘리고 있는것이다.

우리 조국의 최대 숙원은 남북 분단을 극복하여 통일 조국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남한을 주적으로 적시하며 지척의 수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 원점을 타격하여 정권 자체를 말살하겠다. 물러서지 않고 일전불사로 위협하며 서로 죽이겠다.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 불안한 걱정은 태산을 이룬다. 동족끼리의 따뜻한 언사는 찾을 길 없이 선을 넘는 광란의 언행만 퍼붓고 있다. 가장 저급하고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다는 교훈을 망각하지 않길 바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한반도에 동족상잔의 전쟁만은 꼭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런 인물을 우리의 대표로 뽑고 정당에 투표 하겠다.

우리 민족 최대의 과제는 남북문제다. 남북이 슬기롭게 평화를 정착시켜 통일 조국을 이끌어 내는 인물과 정당에 투표하겠다. 그다음 국가의 구성에 꼭 필요한 인구를 확보하는 저출산 문제를 시급히 획기적으로 해결할 정당 인물에 투표하겠다. 농어촌과 산업현장에 외국인 근로자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들이 아니면 나라가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외국인이 들어와 사는 나라라면 그들의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저출산 문제는 우리 세대가 꼭 해결해 내야 하는 절대적 필연성이 있는 국가적 과업이다. 그다음 우리는 급격한 산업 고도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그 이면에는 도탄에 빠져있는 황폐한 도덕성 문제다. 감히 유교적 5상(仁義禮智信)의 가르침을 일깨움으로써 도덕성 회복에 앞장서는 정당과 인물에 투표하겠다는 소신이다.

정치는 국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의 실천이다.

우리는 의원님께 개인마다 헌법 기관일 만큼 중차대한 임무를 대의 위임했다. 패거리가 아닌 철학과 소신의 정치를 주문해서다. 30여 년 전 유수한 기업의 총수는 정치만 삼류라는 낙인이 지금까지 유효한 것은 우리의 서글픈 정치 현실을 대변해 주는 것이다. 백성의 준엄한 회초리가 없었기 때문에 구태를 답습하는 것이라 단언한다. 이제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전설의 코미디언 고 이주일 씨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더 웃긴다고 하였다. 소신과 철학이 상실된 의원들의 패거리 행태를 지적한 풍자는 지금도 그 유효성을 갖는다. 이제는 선거를 통해 대단한 주인 노릇을 후회 없이 행사하여야 한다. 나라의 주인의 존재 가치를 확인시켜낼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지도자는 그 나라의 수준에 맞는 사람을 갖는다” 하였다. 선거는 민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장미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자양분이 풍부한 토양의 바탕에서만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