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건설업 덮친 PF리스크 허투루 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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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건설업 덮친 PF리스크 허투루 봐선 안돼
선별 지원·구조조정 유도해야
  • 입력 : 2023. 12.28(목) 17:24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던 태영건설이 결국 워크아웃(기업 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업계는 부동산 호황기 아파트 수주를 늘리며 발행한 PF 보증서가 시장 침체기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PF발 위기가 내년에는 더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부동산PF 부실 문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28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권 부동산PF 대출잔액은 3분기 말 134조 3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 2000억 원 증가했다. 대출 연체율은 2.42%로 0.2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2금융권은 사업 초기 단계의 브리지론 비중이 높고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향후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체 PF 대출에서 브리지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말 기준 저축은행(58%), 캐피털(39%), 증권(3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PF 등 특정 부문으로 기업신용이 과도하게 공급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당장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명목GDP 대비 기업신용은 124%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은도 특정 부문으로 기업신용이 과도하게 공급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과 자구노력을 통한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내년 건설업 부실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내년 이후 건설업체의 전반적인 부실에 대응한 선제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 옥석을 가려 한계상황에 이른 건설사를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부동산 PF발 경제위기가 현실화 될 경우 대한민국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 비록 고통이 따르더라도 금융당국의 단호한 결단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