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경관 즐기고 역사투어 체험에 관람객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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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야간경관 즐기고 역사투어 체험에 관람객 ‘북적’
‘광주문화유산야행’ 행사 가보니
‘돌의 기억’ 주제 28개 프로그램
'의병’ 주제 행사··기억등불 체험
전시·공연·먹거리·장터·숙박 테마
  • 입력 : 2024. 04.28(일) 18:23
  • 나다운·박찬·윤준명 수습기자 chan.park@jnilbo.com
광주문화유산야행이 지난 2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광주읍성유허 일원에서 야경, 야로, 야화, 야설, 야사 등 8야(夜)를 테마로 열려 시민들이 마상 격문쓰기 등을 체험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지난 2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해가 지자 광장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일대가 노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거리를 비추던 조명 사이 행사 시작을 알리는 등불이 하나 둘 씩 켜졌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광주문화유산야행(야행)’이 ‘돌(石)의 기억’을 주제로 26~27일 이틀간 5·18민주광장, 광주읍성유허, 서석초교 일원에서 열렸다.

야행은 동구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야간문화 향유축제’로 지난해 우수사업으로 선정돼 문화재청장상을 받았다.

오후 8시가 되자 5·18 민주광장은 가족, 연인 등 단체로 행사를 찾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광장 한켠에는 아이들이 하늘로 장난감 팽이를 쏘아 올리는 ‘하늘팽이’ 놀이를 하고, 맞은편에는 ‘의병 플래시몹’이 진행 중이었었다. 의병 플래시몹은 오후 6시부터 광장에 모인 아이들에게 무작위로 ‘의병지령 쪽지’를 전달해 미션을 수행하는 깜짝 이벤트다.

광장의병 담당 박신희(39)씨는 “독립운동과 의병 활동은 오랜 기간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이 아닌 갑작스럽게 시작하게 된다”며 “주변의 사람들을 보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함께 맞서 싸운 우리 역사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이런 이벤트를 계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인기가 많았던 행사는 ‘기억등불(돌 등불)만들기’ 체험이다. 체험장은 체험하려는 사람들로 붐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저녁식사를 하러 왔다가 행사가 열리고 있어 가족과 광장을 찾은 김민찬(9)군은 “영화에서만 보던 등불을 직접 만들어보니 너무 신기하고 재밌다”면서 “문화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광주문화유산야행이 지난 2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광주읍성유허 일원에서 야경, 야로, 야화, 야설, 야사 등 8야(夜)를 테마로 열려 시민들이 마상 격문쓰기 등을 체험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봉선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석현(11)군은 실의 탄력을 이용해 위아래로 던지고 받는 죽방울 놀이를 즐겼다. 떨어트릴 때마다 아쉬움에 탄식하면서도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한 군은 “경험하지 못한 걸 체험해 재밌고 색다르다”며 “신기한 전통놀이를 평소에도 할 기회가 있으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친구끼리 놀러 온 대학생 양가은(22), 원지현(22)씨는 붓으로 글씨를 쓰는 ‘마상격문’ 체험이 한창이었다. 체험을 마친 뒤 서로의 기념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양씨는 ”옛날 시대로 돌아가는 듯한 체험이었다”며 “새로운 경험이라 재밌었다”고 말했다.

야행은 △야경(야간경관) △야로(역사투어) △야화(전시) △야설(공연) △야사(체험) △야식(먹거리) △야시(장터) △야숙(숙박) 등 8야(夜)를 테마로 28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는 일제강점기 광주학생독립운동 등의 의미를 담아 ‘무너진 성벽을 다시 쌓는다’를 주제로 한 임무 완수형 체험극, 구한말 광주읍성과 무명의 의병 이야기, 광주읍성 다시 쌓기 퍼포먼스 등을 선보였다. 야사(체험)는 광주의병양성소 체험, 아이들이 의병이 돼 광주읍성을 순찰하는 퍼레이드 등이 진행됐다.

행사 첫날 아들과 함께 5·18민주광장을 찾은 이혜란(39)씨는 “시내 구경할 겸 나왔는데 이런 행사가 열리고 있어 오게 됐다“며 “광주문화재야행이 올해로 8회를 맞았다고 들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오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면서 “날씨가 춥지 않아 행사를 즐기기 좋았다”고 말했다.
나다운·박찬·윤준명 수습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