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가슴 아픈 호남 차세대 정치인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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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남일보]사설>가슴 아픈 호남 차세대 정치인의 몰락
송영길 전 대표 18일 결국 구속
  • 입력 : 2023. 12.19(화) 17:25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결국 구속됐다. 자신의 대표 경선에서 돈봉투를 살포했고, 외곽 조직을 이용해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다. 고흥 출신인 송 전 대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30대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5선 의원과 인천시장, 집권당 대표를 역임한 호남정치의 차세대 주자다. 아직은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호남정치를 이어갈 정치인의 몰락이 가슴 아픈 일이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송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이날 오후 늦게 영장을 발부했다.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 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고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및 제반 정황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송 전 대표 측은 별건 수사, 정치 수사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법원의 구속 영장 발부로 힘을 잃게 됐다.

이제 수사의 칼 끝은 돈을 받은 의원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도 최근 ‘송 전 대표 조사 후에는 수수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관석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의 재판 과정에서 돈 봉투를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의 실명이 언급되기도 했다. 광주·전남에도 연루된 의원이 있다고 한다. 의혹을 받은 의원들은 ‘사실이 아니다’고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관련 진술도 나왔다고 한다.

금권선거는 민주주의와 법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다. 공정해야 할 선거에서 반민주적 수단을 사용해 당원을 기만하고, 민주주의를 파괴시킨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비롯한 금품 수수 의원에 대한 수사를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민주당의 반성도 촉구한다. 이번 송 전 대표의 구속은 도덕성은 사라지고 진영주의만 남은 민주당의 민낯이다. 이제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4개월 여. 민주당의 선택에 민주당의 미래가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