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광주FC>원석 선수들 조련…보석 등극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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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전남일보]광주FC>원석 선수들 조련…보석 등극 ‘쾌거’
광주FC 2023시즌 결산 ③ 탄탄한 육성 시스템
이 감독, 성장 촉진제 투여
비판에도 어린 선수에 기회
엄지성·정호연 영플레이어
허율·이희균·주영재 등 성장
  • 입력 : 2023. 12.07(목) 16:26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광주FC 엄지성이 지난 10월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19분 선제골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Boys, be ambitious!(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홋카이도대학의 정신적 지주인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의 격언대로 올 시즌 광주FC의 젊은 피들은 용감했다. 광주가 K리그1 3위에 오르며 창단 첫 아시아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던 데는 젊은 피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였기 때문에 뛸 수 있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는 주드 벨링엄 등 어린 선수들을 뛰게 하며 이적시켰다”고 비판했다.

이 비판을 정면 반박할 수 있는 사례가 광주FC다. 이정효 감독은 이 비판에 대해 “팀마다 감독마다 생각이 다르다. 그 말도 맞다”면서도 “광주FC는 어린 선수들에 기회를 주고 키워야 한다. 어린 선수들을 뛰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광주는 ‘광탄소년단’으로 불리는 유스 출신 라인업을 구축했다. 공격수 엄지성과 허율·주영재, 미드필더 정호연·이희균이 금호고를 거쳐 프로에 입성한 뒤 전력에 힘을 보탠 자원들이다.

금호고 입학 전 원석이던 이들은 유스에서 최수용 감독 1차 가공을 거친 후 프로에서 이정효 감독의 2차 가공을 거쳤다.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세세한 훈련을 통해 비로소 보석으로 거듭났다.

이 다섯 명의 보석이 합작한 공격포인트만 24개. 13득점과 11도움으로 경기당 0.63개의 공격포인트를 생산했다. 유스 지정 전인 2008년 금호고를 졸업했지만 광탄소년단의 정신적 지주 역할인 주장 안영규 역시 중앙 수비수임에도 2득점과 2도움으로 힘을 보탰다.

광주FC 정호연과 이순민, 이희균이 지난 4월26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 홈경기에서 헤이스를 상대로 협력 수비를 펼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보석들 중에 단연 빛났던 선수는 정호연이다. 지난해 엄지성이 K리그2 영플레이어를 거머쥐며 최고의 신인으로 거듭났는데, 올해는 정호연이 K리그1 영플레이어에 등극하며 2년 연속 수상자를 광주에서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정호연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수원삼성을 상대로 아사니의 선제골 겸 결승골을 도우며 광주의 1부리그 연착륙 발판을 마련했다. 2~3월 열린 4경기에 풀타임 출장해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시즌 첫 레모나 이달의 영플레이어상 주인공이 됐다.

정호연 공격포인트는 곧 승점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광주는 올 시즌 정호연이 출장한 34경기 중 공격포인트(2득점 4도움)를 올린 6경기에서 5승 1무로 16점을 쓸어 담았다.

정호연은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황선홍호에 발탁돼 조별 예선에서 결승전까지 7경기에 모두 출장해 역사상 최초 3회 연속 우승에 기여했다.

K리그 동료들과 기자들도 정호연의 활약을 인정했다. 정호연은 영플레이어 투표 중 주장과 미디어에서 각각 최다인 6표(오반석·오스마르·최영준·홍정호·김승대·김기희)와 43표를 얻었다. 감독 투표에서는 2표(김진규·윤정환)에 그쳤으나 차순위인 황재원을 환산 점수 2.79 차이로 제쳤다.

새 시즌에는 젊은 피들의 활약이 더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탄소년단에는 김천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신송훈과 김포FC에서 임대 생활을 하고 있는 조성권이 가세하고 비유스 출신의 정지훈과 오후성, 김승우도 올 시즌 가능성을 엿보였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