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광주 민주화운동, 민주주의 발전 큰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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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광주 민주화운동, 민주주의 발전 큰 업적”
국힘 혁신위원 전원 광주 방문
출범 후 첫 행보 ‘호남 공들이기’
“광주의 피해자들 중앙서 포용”
5·18단체, 국가유공자 승격 요청
  • 입력 : 2023. 10.30(월) 11:01
  •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광주 국립 5·18민주화묘지에서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김해나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출범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30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힌 ‘통합 행보’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혁신위원 12명 전원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그는 5·18민주묘지 방명록에 ‘광주가 민주주의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적었다.

민주의문에서 5·18민주항쟁 추모탑으로 이동하는 동안 인 위원장과 혁신위원들은 고개를 숙인 채 어두운 표정으로 걸었다.

이어 헌화·분향을 마치고 5·18민주묘지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설명을 들었다.

인 위원장은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한 시민이 묘역 내 한 묘비에 적힌 문구를 ‘박사님이 한 번 읽어달라’고 요청하자 “말이 안 나와서”라고 답했다. 그는 “다시는 이 땅에 이런 희생이 없었으면 좋겠다. 말문이 막혀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참배를 마치고 민주의문 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글씨도 잘 못 쓰고 묘지 앞에서 말문이 막혔다. 표현하고 싶은데 도저히 표현이 나오지 않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출범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며 여당 불모지인 ‘호남 공들이기’에 나서면서 서진(西進) 정책에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인 위원장은 순천 출신으로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통역을 맡은 바 있다. 인 위원장이 ‘5·18의 산증인’으로 여당에 5·18 정신 헌법 전문(前文) 수록 등에 대한 목소리를 내줄 것인지도 관심사다.

그는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다. 제가 1980년 대학 1학년 때 (전남)도청에 들어가 통역했는데 두 가지 뚜렷한 기억이 남아있다”고 했다.

이어 “첫째는 북쪽을 향해 우리를 지켜주는 총이 왜 남쪽으로 향하는지를 모르겠다. 너무너무 원통하다”며 “두 번째는 우리를 공산주의자라고 하는데 우리는 매일 애국가를 부르고 반공 구호를 외치고 하루 일정을 시작하는데 (라고 하는) 시민군 대표 말씀이 오늘날까지 귀에서 쨍쨍 울린다”고 기억했다.

인 위원장이 5·18을 ‘민주주의 발전의 큰 업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서진 정책을 이어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인 위원장은 “광주 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업적이었다. 우리 기억 속에 계속 남아있다”고 했다.

이어 “유대인들이 한 말을 빌리자면 ‘용서는 하되 잊지 말자’”며 “우리가 앞으로 우리 자식들에게 광주의 의미를 잘 가르쳐서 앞으로 광주의 피해자 가족, 또 돌아가신 분의 후손, 이런 분들을 적극적으로 챙겨서 지방에서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이제는 중앙에서 이분들을 다 포용하고 어디든지 가서 자기의 조상이나 어머니,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등 오월단체들은 인 위원장에게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국가유공자로 승격해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인 위원장은 “관철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