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왼쪽 두 번째)가 24일 오전 도청 서재필실에서 실국장 정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24일 열린 실국장 정책회의에서 “목포대와 순천대가 (의대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 중앙과 지역에서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정부에 통합 신청하는 방안까지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목포대, 순천대 도민의 의사가 한곳으로 모이면 좋겠다”며 “도민이 (의대 유치에) 참여하도록 전남에 국립 의과대학을 반드시 유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체절명의 사명을 갖고 모든 간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목포대·순천대 통합론’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지사는 지난 5월에 열린 전남도와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이 개최한 ‘자치분권정책협의회’에서 국립의과대 해결을 위해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국립의과대 유치를 위해 목포대와 순천대를 통합해야 한다는 도민들 이야기가 있다”며 “대학은 하나지만 병원은 동·서부 양쪽에 있어야 하지 않겠나”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남의 동부권과 서부권에 각각 대학병원과 강의캠퍼스를 설치해 양 지역에 의대 신설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도록 정부에 강력히 건의해 나가겠다”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목포대와 순천대를 하나로 통합해 의과대 유치를 놓고 벌이는 동·서 갈등을 봉합하고 의료권을 확보하자는 취지의 주장이다.
국민의힘 전남도당도 ‘의대 유치를 위해선 동서간 갈등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국민의힘 전남도당은 “의대 입지 선정도 하지 않은 채 전남도가 정부에 밀어붙이기식으로 의대 신설을 요구하는 것은 유치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국립의대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제시된 목포대·순천대 통합론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국립의대 유치를 위해 전남 서부권(목포대)과 동부권(순천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쟁이 과열된 상황이다. 목포와 순천이 각각 지역구인 김원이 의원과 소병철 의원은 최근 서울 용산과 국회에서 의대 신설을 주장하며 삭발하는 등 유치전이 고조되고 있다.
국립의과대 추진위원장인 신민호 전남도의원은 “대학 생존을 위해서는 전남도가 절박한 마음으로 대학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며 “타 지자체가 1도 1국립대 체제로 가고 있다. 다만, 목포대·순천대 통합에 대한 이야기는 국립의과대 유치를 위한 통합이 아니라 대학 혁신 기조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 맞다”고 통합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다만 전남도 관계자는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은 의대 설립을 둘러싼 지역 갈등을 해결하는 하나의 시나리오일뿐 실행여부는 검토된 바 없다”며 “(지사의) 이번 발언은 통일된 의견을 내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김성수·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