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흥 한국사회조사연구소장이 제17회 오월어머니상 단체상 부문에 선정돼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오월어머니집 제공 |
김순흥 한국사회조사연구소장이 2023 오월어머니상을 수상하며 5·18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김 소장은 22일 오월어머니집이 주관하는 제17회 오월어머니상 단체상 부문에 선정돼 수상 소회를 적은 글을 통해 △5·18 관련 사업, 예산의 균형과 효과 △당사자들의 역할 △전국화와 세계화 등을 언급했다.
김 소장은 5·18 단체 및 기관들의 활동에 대해 “5·18 관련 조직들이 해온 많은 일 중에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들도 있지만 전시효과에 그치는 일도 많았다. 근래에 와서는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의례적으로 반복되는 사업만 보이고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활동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지금까지 여러 조직들이 수 많은 예산을 쓰면서 벌여온 사업들이 5·18의 주요 과제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신계승’과 관련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정밀검토를 해서 미래의 5·18을 설계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소장은 5·18 당사자들의 역할로 선수가 아닌 ‘심판’이 돼야 한다고 비유했다.
김 소장은 “5·18 당사자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작금의 행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없다. 당사자들의 밥그릇 싸움에 5·18의 세계화는 커녕 전국화도 어렵고, 심지어 광주시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당사자들은 5·18 문제의 일선에서 ‘선수’로 뛰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5·18을 제대로 다루고 있는지 감시하는 ‘심판’을 해야한다. 당사자들이 아직 건재해 지켜볼 수 있을 때 5·18 정신이 후대에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5·18의 학술적 연구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진상규명은 수사나 청문회같은 법적인 방법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학자들의 ‘학술적 연구’를 통해서도 진상규명이 이뤄진다”며 “지속적인 5·18 학술연구 논문 공모전을 통해 학자들의 손으로 5·18 연구가 이뤄지도록 유도하면 광주뿐만이 아닌 전국의, 세계의 학자들이 5·18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사회조사연구소는 5·18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시민의식조사 결과를 연구보고서로 출판하는 등 5·18의 또 다른 지평을 열었다.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학자들을 초청해 연구소 최초 5·18국제학술회를 열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중심으로 다뤄지던 5·18을 학문적 진상규명과 5·18의 전국화, 세계화에 동참해오고 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