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서양 교회, 종교의식 위해 의상 상징색 사용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 기획
[전남일보]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서양 교회, 종교의식 위해 의상 상징색 사용
(217) 색채와 시대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 입력 : 2023. 10.03(화) 14:30
●색채와 인도 그리고 중세

비렌(Birren)은 그의 저서인 색채와 인간의 반응(Color & Human Response), Van Nostrand Reinhold Co., New York, 1969.)에서 인도는 브라만(Brahmans), 크샤트리아(Ksatriya), 바이샤(Vaisya), 수드라(Sudra)의 독특한 4가지 신분 계급(종족)을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인도의 사회계급 제도인 카스트는 출생과 동시에 규정되며, 색(色)을 의미한다. 이 제도는 피부 빛깔에서 연유하는 것이며, 계급에 따라 하얀색, 빨간색, 노란색, 검은색으로 소속과 계급이 표시된다.

창조주의 입에서 브라만(성직자)이 나왔고, 팔에서는 크샤트리아(왕족, 무사), 넓적다리에서는 바이야(평민), 발에서는 수드라(하층민)가 나왔다. 이들은 4개의 바르나(Varnas)였고, 그 뜻은 산스크리트(Sanskrit) 어(語)로 색(色)을 의미한다.

하얀색은 브라만을 상징한다. 이 계급은 배우고 가르치며, 스스로 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사제 노릇을 했다. 특히 그들은 자비심으로 남에게 재물이나 불법(佛法)을 베푸는 보시(布施)를 하거나 남에게 물건을 거저 주는 시여(施輿)를 했으며, 특권을 부여받은 신성한 계급이었다.

중세에는 사람의 기질을 4가지 색으로 구별했는데, 하양은 흥분하지 않고 조용한 기질의 색이다.

18세기 시대에 빨강과 파랑 그리고 하양은 군대의 옷 색깔이었다.

●색채와 종교

서양의 교회는 종교의식을 위해 의상을 상징색으로 사용했다. 하양은 최고의 기쁨을 나타내는 색이다.

하양은 신의 색이다. 제우스(Zeus)는 하얀 황소의 모습, 레다(Leda)는 백조의 모습, 성령은 하얀 비둘기의 형상, 그리스도는 하얀 양으로 나타난다. 하얀 외뿔소는 마리아의 처녀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동물이고, 천사들도 하얀 옷을 입고 하얀 날개를 달고 있다.

고대부터 하양은 사제복에 많이 쓰이는 색이다. 로마 가톨릭교회(Roman Catholic Church, 천주교, 이 교회는 사도들의 으뜸인 성 베드로(St. Petrus)를 유일한 계승자로 받드는 기독교의 교파)에서 하양은 대축일의 제례 색이다. 가톨릭 사제들은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그리고 그리스도, 마리아를 비롯한 성인들의 축일이나 기념일에 미사를 드릴 때 하얀색 옷을 입는다. 하얀 옷에는 금실로 수를 매우 많이 놓기 때문에 하얀색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로마 가톨릭교회 교리에 의하면, 하얀색 옷은 빛을 상징하고, 무죄와 순결, 기쁨과 영광을 의미한다. 하얀색이나 은색의 문장은 믿음과 순결을 나타낸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색채 규정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다. “교회 안의 직위가 높을수록 의복의 색은 밝아지고, 교황은 하얀색 옷을 입는다. 하양은 교황의 직위를 나타내는 색이다.”

유태교의 색채는 경전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에서도 찬양되어 있다. 유태인 역사가인 요세푸스(Josephus, A.D. 37년~A.D. 95년)는 빨강, 파랑, 자주, 하양의 4가지 색으로 짜인 성막(聖幕)의 4원소를 언급했는데, 삼베 실은 하양으로 땅을 나타내는 색이다. 왜냐하면, 그 색은 땅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이들의 종교에서는 파랑이 주 여호와의 색이다. 빨강과 파랑 그리고 녹색은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색이다. 이 맥락에서 빨강은 성부(聖父), 파랑은 그리스도, 녹색은 성령(聖靈)을 상징한다.

회교에서는 빨강, 하양, 파랑, 노랑의 따뜻한 색상, 높은 명도, 강한 채도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