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상품권 수수료에 상인들 ‘허리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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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에 상인들 ‘허리 휜다’
프랜차이즈 e쿠폰 시장 급성장
최대 11% 수수료 가맹점 부담
매출 손실에 로열티까지 '고충'
공정거래위, 가이드라인 마련
  • 입력 : 2023. 09.24(일) 15:16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e쿠폰 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28.1% 증가했다. 통계청 제공
“솔직히 모바일 상품권이 달갑지는 않아요.”

광주의 대학가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손님이 모바일 상품권을 내밀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젊은 층 손님이 많은 대학가 특성상 매출의 30% 이상은 모바일 상품권에서 나오는데 가맹점주들은 본사 로열티에다 상품권 수수료까지 따로 내야 해 이중고가 심하다. 거기에 본사에서 할인이 들어간 쿠폰을 이벤트로 풀기도 해 수수료 부담이 가중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이후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모바일 상품권(e쿠폰)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작 사용처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최대 11%에 달하는 수수료 대부분을 가맹점주가 부담하고 있어 e쿠폰을 받으면 받을수록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e쿠폰 시장이 신용카드나 현금 등 기존의 결제수단을 대체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7월 온라인 쇼핑동향’을 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e쿠폰 서비스 거래액도 급증했다.

지난 7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8조90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1% 증가했다. 이 가운데 e쿠폰 거래액은 73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무려 28.1%나 오르는 등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e쿠폰 서비스 거래액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2021년 6조997억원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e쿠폰 사용처인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오히려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e쿠폰을 현금과 똑같이 쓰지만 이를 받는 가맹점주들은 e쿠폰에 적힌 금액의 5~11%를 수수료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에 따라 본사와 가맹점이 수수료를 나눠 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가맹점주가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플랫폼사인 카카오의 e쿠폰 수수료는 △이디야 5% △맘스터치 6% △본죽 6% △파리바게뜨 6.5% △던킨도너츠 6.5% △파스쿠찌 6.5% △배스킨라빈스 6.5% △떡참 7% △BHC 7.35% △할리스 7.5% △버거킹 8% △투썸플레이스 9% △메가커피 9.4% △컴포즈 10% △뚜레쥬르 10% △반올림피자 11% 등으로, 이 중 본사가 수수료를 분담하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올해 저가 커피브랜드 가맹점을 열었다는 박모씨는 “장사를 이제 막 시작해 아직 매출에 큰 지장을 받지 않았지만, e쿠폰 수수료가 걱정되긴 한다. 매출 상당 부분을 e쿠폰이 차지하고 있어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며 “하지만 e쿠폰 시장이 커진 만큼 홍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어 본사에서 카카오 입점을 그대로 유지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e쿠폰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면서 “카카오의 수수료 책정 방식의 불투명함과 가맹점주가 수수료 전액을 부담하는 불합리를 개선할 e쿠폰 수수료 관련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e쿠폰 취급 수수료를 가맹점주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게 불공정 거래에 해당하는지 등을 조사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