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노조 총파업이 끝난 18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전광판에 ‘순차적 정상화로 일부 열차운행이 중지 및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 문구가 떠 있다. 강주비 기자 |
하지만 국토부와 철도노조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파업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명절 대이동을 앞둔 시점이라 시민들의 불안과 피로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철도노조는 지난 14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수서행 KTX’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총파업에는 철도노조 호남본부서 9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단위로는 8800여명의 조합원이 동참했다.
1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이 기간 관내 열차 평균 운행률은 여객 62%, 화물 21%에 그쳤다.
KTX는 기존 78회서 54회(69.2%)로, ITX-새마을호는 16회서 8회(50%)로 줄었다. 무궁화호의 경우 64회서 36회(56.3%)로 축소됐다.
코레일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파업 종료일 오후 6시까지 운행률을 89.7%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19일까지는 일부 열차 운행 중단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철도노조의 파업이 끝난 이날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에는 파업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었다.
전광판에는 어김없이 ‘일부 열차운행이 중지 및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문이 떴고, 시민들은 각자 코레일 어플 등을 통해 열차 시간과 운행 여부를 거듭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역사 알림판에는 운행 중지되는 열차 목록이 게시됐다. 운행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됨에 따라 이날 저녁까지 상·하행 KTX 2편과 ITX-마음 2편, 무궁화 3편 등 총 7편의 열차가 멈췄다.
![]() 철도노조 총파업이 끝난 18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알림판에 이날까지 운행 중지되는 일부 열차 목록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강주비 기자 |
군인 이모씨는 “부대 복귀나 약속 등 시간적인 부분에 문제가 생길까 봐 미리 표를 예매해 놓는 편인데도 불안하다”며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오는데, 안 그래도 사람이 몰리는 명절 기간에 2차 파업까지 진행되면 표를 구매하기 어려워질 것 같아서 걱정이다”고 푸념했다.
서울에서 광주로 출장을 왔다는 40대 김모씨는 “서울은 지하철까지 파업에 돌입하면서 사람들이 평소보다 몰려 지연되기도 했다”며 “2차 파업이 무기한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파업으로 인해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으로 사람들이 쏠릴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불편을 겪은 건 시민뿐만이 아니었다. 파업 동안 쇄도하는 민원에 업무에 차질을 빚은 역사 직원도 지친 얼굴이었다.
광주송정역 매표소 직원은 “파업기간 동안 평소에 비해 열차 운행과 관련한 불만으로 민원이 많았다”며 “열차 운행이 줄어들고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표를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온라인으로 표를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문자로 공지가 발송되지만, 창구에서 직접 구매하는 사람들에게는 열차 운행 상황을 설명할 방법이 없어 난항을 겪었다”고 말했다.
![]() 철도노조 총파업이 끝난 18일 광주송정역 매표소에 한 시민이 열차표 발권을 문의하고 있는 가운데 유리창에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열차 운행 중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강주비 기자 |
더불어 3차 이상의 장기 파업의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다만, 시민들의 우려가 큰 만큼 추석 연휴 기간을 피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철도노조 호남본부 관계자는 “19일까지 사측과 국토부의 반응을 기다려 보고 2차 파업을 결정할 생각이다”며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장기적으로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국민들도 명절 연휴만큼은 편하게 열차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추가 파업을 진행하더라도 추석과 겹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비 기자·정상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