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한전공대 정치논리로 문 닫게 할 셈인가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전남일보]사설>한전공대 정치논리로 문 닫게 할 셈인가
산업부, 내년 지원 예산 33% 삭감
  • 입력 : 2023. 09.07(목) 17:37
정부가 내년 한국에너지공대 지원 예산을 30% 이상 줄였다고 한다. 한전공대는 지난 2022년 3월, 학부 108명, 대학원 49명의 규모로 문을 연 세계 최초의 에너지 특화 연구와 창업 중심 대학이다.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리더를 양성하겠다는 한전공대의 미래가 정부의 정치논리에 흔들리는 모습이 안타깝다.

7일 전남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산업부 예산안에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한 에너지공대 사업 지원 예산을 올해 250억 원에서 2024년 167억 원으로 33.2% 줄였다. 앞서 에너지공대 운영에 가장 큰 책임을 갖는 한국전력과 10개 계열사는 재무 위기를 이유로 올해 에너지공대 출연금을 30% 줄였다. 한전의 경우 당초 올해 116억 원을 출연할 계획이었지만, 이보다 30% 줄어든 708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개교 2년째, 아낌없는 지원도 모자랄 판에 학교 운영을 막겠다는 생각에 다름 아니다.

한전공대는 국가균형발전과 에너지 분야의 세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야가 특별법을 제정해 만들어진 대학이다. 성과도 뛰어나다. 당장 한전공대는 개교 1년만에 논문 영향력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달성했고, 연구비 수주에서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에너지 연구 허브‘로 기반을 다졌다. SK, 한국조선해양, STX 에너지솔루션, GS건설 등 국내 굴지의 에너지 기업과 협약을 맺고 에너지 AI, 에너지 신소재, 차세대 그리드, 수소 에너지, 환경·기후기술 등에 관한 공동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한전공대의 정상적인 운영은 어려워진다. 2025년 학생 1000명과 교수진 100명을 갖춘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는 목표도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한전공대의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지원 예산을 늘려야 한다. 세계적인 대학으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대학을 선택한 학생들의 미래와 학습권을 지켜줘야 한다. 에너지 분야 연구를 위해 한전공대를 지원한 학생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떠맡을 소중한 인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