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배경 다큐 ‘씨앗의 시간’ 광주서 상영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일반
화순 배경 다큐 ‘씨앗의 시간’ 광주서 상영
설수안 감독…17일 광주독립영화관
화순 촌부 씨앗 받는 과정 담아 ‘눈길’
  • 입력 : 2023. 06.11(일) 13:58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설수안 감독의 영화 ‘씨앗의 시간’이 오는 17일 오후 4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상영된다.
화순의 한 촌부가 콩과 들깨 등의 씨앗을 받는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2022년 제14회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 수상에 이어 ‘2023년 제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된 설수안 감독의 ‘씨앗의 시간’이다.

이 영화는 오는 17일 오후 4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씨앗의 시간’은 현대인이 놓치기 쉬운 입춘, 우수, 경칩… 등 24절기 속으로 끌고 간다.

영화에는 수십년 동안 콩과 호박, 들깨, 옥수수 등의 씨앗을 받고 심어온 농부들이 등장한다. 허리가 굽어 땅에 가까워진 몸으로 농사를 짓는 늙은 농부, 이들에게서 받은 씨앗을 심는 젊은 농부, 그리고 얼었다 녹는 땅의 풍경을 카메라는 가만히 지켜본다.

특히 KTX와 초고층 아파트, 태양광발전 등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는 급변하는 농촌의 환경 속에서 농부들의 노동은 지속되는 씨앗의 시간이 지닌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촬영은 화순군 청풍면 세청리에서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년간 진행됐다. 마을에 사는 장귀덕 농부가 콩과 들깨, 옥수수 등을 키우기 위한 준비과정과 수확, 그리고 다시 씨앗을 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수십년간 지속해 온 힘든 농사, 그로 인해 변한 몸, 그 변한 몸으로 또 다시 농삿일을 지속하며 씨앗을 지키는 모습이다. 또 마을 주민들의 모습과 씨앗을 얻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 새들의 소리로 작물 재배 시기 등을 분간하는 감각 등이 영상에 담겨 눈길을 끈다.

설수안 감독은 “토종 씨앗을 지켜온 것은 생물학적 지식이나 커다란 사명감이 아닌, 자연을 대하는 삶의 태도 그리고 시간과 함께 움직이는 노동”이라면서 “씨앗의 소멸 뒤에는 삶과 직결된 노동의 오랜 세월에 걸친 폄하, 그 노동을 토대로 이뤄졌던 공동체의 소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노동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또는 되살리려 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통해 그 존재를 다시 상기시키려 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