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동방의 으뜸' 희경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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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동방의 으뜸' 희경루
김성수 정치부장
  • 입력 : 2023. 06.07(수) 16:53
김성수 부장
“구름은 서석산에서 먼 산으로 흩어지고/ 얼굴에 부는 바람 객의 마음을 달래주네/ 눈에 비친 석류꽃 비가 그친 뒤에 곱고/ 맑은 날 좋아하는 비둘기 주렴 밖에서 노래하네/ 높은 정은 산 아지랑이 밖에 부치고/ 맑은 생각은 섬돌가 대나무를 따르네/ 난간을 치며 노래 부르니 시상이 절로 우러나/ 다시금 시원한 달빛 뜰에 가득함을 바라보네.”

송순의 ‘면앙집’에 실린 ‘광주 희경루에 차운한 시(차광주희경루운·次光州喜慶樓韻)’이다.

광주시가 지난 2018년 ‘정도 1000년의 해’를 기념해 ‘희경루(喜慶樓)’ 중건사업을 본격화했다.

희경루는 1451년(문종 원년) 군수 안철석이 지었다. 당시 희경루는 남북이 5칸, 동서가 4칸으로 그 넓고 훌륭하기가 조선에서 제일이었다고 전한다. 조선 초기 문신인 신숙주(1451년)는 희경루를 ‘동방에서 으뜸가는 누’라고 칭송할 정도로 웅장하고 빼어난 자태를 갖췄다고 기록됐다.

세종 12년(1430) 광주읍민 노흥준이 목사 신보안을 구타한 사건이 있었고, 이 사건으로 광주목은 무진군으로 강등됐는데, 문종 원년에 다시 광주목으로 복권된 것을 기념해 ‘기쁘고 경사스럽다’는 의미로 ‘희경루’라 이름 붙였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광주읍성이 헐리면서 희경루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됐다.

희경루의 위치는 역사자료 대부분에서 ‘광주목 관아, 객사의 북쪽’을 지목하고 있다. 사료를 종합해보면 지금의 충장로 ‘무등극장’ 일대로 추정되고 있다.

희경루 복원은 ‘희경루 방회도’(보물 제1879호,동국대학교박물관 소장)를 기초로 삼았다. 희경루를 복원할 유일한 단서였다고 한다.

희경루의 복원 위치로 여러곳이 거론됐다. 대상지는 추정 원위치인 광주우체국과 아시아문화 전당, 광주공원, 제일극장, 사직공원, 풍암제 등 6곳을 후보로 올렸다. 탁 트인 조망과 주위 경관과의 문제, 녹지와 조경시설이 가능한지 여부, 지가와 경제성 등을 두루 따져 ‘광주공원’으로 결정했다.

광주공원에 자리할 희경루가 이달 말께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광주시는 이달 말 준공을 목표로 삼았다. ‘동방에서 으뜸가는 누’라고 칭송됐던 희경루가 광주를 상징하는 대표 보물로 자리매김 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