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광주 알리는 프로게이머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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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광주 알리는 프로게이머 되고 싶어요”
● 지역 최초 항저우아시안게임-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예비선발 전동욱씨
호남대생·배그 프로리그 ‘에이스’
5월 국가대표 예비 선수 명단 올라
亞 게임 최종 명단 아쉽게 고배
“꾸준하게 잘하는 선수 되고싶어”
  • 입력 : 2023. 06.06(화) 18:15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프로게이머 ‘단풍’ 전동욱 선수가 지난 5일 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에서 앞으로의 포부 등을 밝히고 있다 . 정성현 기자
오는 9월에 열릴 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부문에 광주·전남 지역 최초로 ‘국가대표 예비 명단 선발자’가 등록됐다. 그 주인공은 호남대학교 배틀그라운드 프로팀 ‘이글 아울스(Eagle Owls)’ 전동욱(20·단풍) 선수. 아쉽게도 최근 발표된 최종 출전 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그는 ‘더 열심히 해 국가·지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불타는 의지를 되새겼다.

● ‘포기 고민’부터 국대 후보까지

“‘프로게이머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던 아마추어 때를 생각하면 국대 후보 명단에 든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 다음에는 꼭 국가대표에 승선하겠습니다.”

지난 5일 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에서 만난 전 선수는 얼마 전까지 ‘대한민국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배그) e스포츠 국가대표’로서 약 2주간 비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최초 배출'이다. 그는 예비 명단 발탁 전, 뱅퀴시·성남 제노알파·이글 아울스 팀을 거치며 종합 킬 랭킹 3위·헤드샷 1위 등의 수준급 성적을 거둔 ‘에이스’였다.

전 선수는 “작년에 항저우아시안게임 배그 모바일 국가대표 후보 30명이 선 발표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연기됐고 발표된 명단도 흐지부지 됐다”며 “올해는 성적이 좋지 않아 (발탁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지난달 초 운 좋게 2차 예비 명단 16명에 들게 됐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다. 국가와 지역·소속팀을 위해 꼭 뛰고 싶었다. 욕심이 안 났다 하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전 선수는 비공식 훈련 진행 후 발표된 최종 국가대표 출전 명단 5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이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다’며 자신을 다독였다.

전 선수는 “국가대표·소속팀 연습을 하며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하루 8시간 씩 집중 매진했다. 프로 하면서도 이렇게까지 연습을 해본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도 연습량이 부족했는지 최종 명단에서는 탈락했다. 대학 수업을 병행하면서 했던 까닭도 컸던 것 같다. 아쉽긴 하지만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여 연습했던 탓인지, 작전 브리핑 능력·에임의 정교화 등 개인적으로 이 기간 많은 성장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돈 주고도할 수 없는 경험을 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 마지막 5인에 뽑힌 선수들도 다 개인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라 결과 발표 후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며 “이번 과정을 양분 삼아 다음에 열릴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국가대표로 차출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호남대학교 배틀그라운트 모바일 프로팀 이글 아울스 선수단. 왼쪽부터 노바(이정석)·단풍(전동욱)·빅스타(문세윤)·주니어(양한빛) 선수. 이글 아울스 제공

● “꾸준히 잘하는 선수 되고파”

전 선수의 목표는 이제 오는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월드 인비테셔널(PMWI) 출전’이다.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한 한을 배그 국제리그를 통해 풀겠다는 각오다.

전 선수는 “PMWI는 글로벌 e스포츠 대회로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대회다. 특히 한국을 대표해 나간다는 점에서 자긍심 또한 크다”며 “현재 이글 아울스 팀 성적이 좋다. 끝까지 노력한다면 국가·지역·팀을 대표해 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글 아울스는 ‘배그 모바일 프로 시리즈’(PMPS) 페이즈1에서 4위를 기록, 이주부터 시작되는 페이즈2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둘 시 PMWI 출전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전 선수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생명이 길지 않다. 기회만 된다면 20대 중반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반짝’이는 선수보다 길게 가는 선수가 꿈이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e스포츠와 모바일 게임시장이 더욱 커졌으면 좋겠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면 이런 단점들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소망했다.

정연철 이글 아울스 구단주(호남대학교 e스포츠학과장)는 “광주·전남권은 e스포츠 교육·선수 발굴 등에 특화돼 있다. 그런 지점에서 전 선수가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힐 것이라 생각했다.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개인적으로 탈락해 몹시 아쉽다”며 “앞으로 이글 아울스를 ‘광주를 대표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선수·코치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