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사진 오른쪽)과 임낙평 들불기념사업회 이사장이 2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문에서 열린 제18회 들불상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사단법인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2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문에서 2023 들불열사 합동추모식과 제18회 들불상 시상식을 열었다.
추모식은 추모의례, 인사말, 들불열사 약력소개, 추모사·추모시 낭독, 유가족 인사, 들불상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사에 나선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들불열사기념사업의 시작은 윤한봉 선생의 ‘영원히 꺼지지 않는 역사의 들불이 돼 열사들과 하나가 되자’는 한마디였다”며 “들불 열사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기리는 이 자리에서 다시한번 마음에 되새긴다”고 했다.
이어 “43년 전 옛전남도청 분수대에서 울려퍼진 열사의 목소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그 자체였다”며 “열사들의 희새과 헌신을 통해 얻은 오늘날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5·18민주화운동 직전 학원가 반독재 투쟁 시위를 주도하다 옥고를 치른 끝에 숨진 들불 7열사 중 한 명 고(故) 박관현 열사의 누나 박행순 여사도 “5·18 이후 43년, 동생이 숨진지 41년이다. 들불 7열사의 정신을 기리고 추모에 함께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들불상 시상식에는 지난 16일 수상이 결정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일제 치하 강제노역으로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배고픔과 차별, 학대 속에서 가혹한 노동을 견뎌야만 한 당시 피해자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활동을 해 왔다.
2009년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수백차례에 이르는 1인 시위를 열었다. 시민모임은 2012년에는 양금덕 할머니 등 5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6년여의 손해배상 소송 끝에 대법원 1차 승소 판결을 이끌어내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후 2012년 3월 광주시가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지원 조례를 만들도록 지렛대 구실을 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 5월 경남까지 전국 7개 지방자치단체가 피해자 지원조례를 만들도록 입법 운동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단체를 대표해 상을 받은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감사 인사를 통해 “부끄러운 양심 하나로 거리에 나섰던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팔을 붙잡아도, 다리를 걸어도, 얼굴을 향해 돌멩이가 날아오더라도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을 위해 끝까지 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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