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호 딴 합천의 ‘일해공원’… "이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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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호 딴 합천의 ‘일해공원’… "이름 바꿔라"
2004년 개원·2007년 일해로 명칭
합천 단체, 5·18기념식 맞아 촉구
  • 입력 : 2023. 05.21(일) 18:02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지난 18일 경남 합천군 합천읍에 위치한 일해공원 표지석에 철거를 요구하는 스티커가 여기저기 붙어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고 전두환씨의 아호를 딴 경남 합천의 ‘일해공원’의 이름을 변경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5·18기념재단(5·18재단)은 “5·18 43주년인 지난 18일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합천본부)가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갖고 ‘일해공원’의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공동결의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전씨의 고향인 합천의 일해공원은 2004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탄생한 공원이 2007년 전두환 호를 따 일해공원으로 변경됐으며, 이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전씨를 미화하는 것을 멈추기 위한 행동이 16년째 이어지고 있다.

합천본부는 지난 18일 오후 7시께 일해공원에서 “이 자리는 국민을 무참히 짓밟고 살육을 자행한 전두환을 떠받들어 기리는 곳이다”며 “참으로 죄스럽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을 비롯해 집권당의 국회의원들이 대거 광주행 기차에 몸을 싣고 오월 정신 계승을 다짐했지만 거룩한 오월 정신을 운운하기 전에 자당의 단체장이 질러 놓은 이 일해공원이라는 오물부터 치우는 것이 순서다”며 “앞으로 한 달 내 합천군이 공원 명칭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행정감사청구와 직접 주민 행동에 나서겠다”고 전혔다.

이날 5·18재단도 참석해 “일해공원이라는 명칭은 역사적인 부분과 교육문화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5·18민주화운동을 비롯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전두환 정권은 무력으로 진압하고 시민을 학살했다. 전두환에 대한 ‘군형법상 반란죄, 형법상 내란죄 및 내란목적살인죄, 5·18에 대한 폭동적 시위진압행위’ 등은 이미 대법원에서 판결 받았음에도 ‘일해’를 공원의 명칭으로 정한 것은 역사흐름에 반하는 처사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5·18재단도 공원의 명칭 변경에 공감했다. 5·18재단은 “합천을 살아가는 미래세대에게 정의롭지 못한 역사의식을 심어줄 것”이라며 “합천군이 일해공원의 명칭을 변경해 대중들에게 보다 의미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